한때 환희를 함께했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난다. 그리고 서로를 경계대상 1호로 꼽았다. 양의지(NC)와 김현수(LG)는 이제 서로의 경계대상이 되면서 운명의 갈림길에 섰다.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와 LG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의 관심사 중 하나는 한때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의지와 김현수가 포스트시즌에서 적으로 만난다는 것. 2006년 두산 입단 동기이자 친구인 그들은 지난 2015년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된 두산의 업셋 우승을 이끌며 ‘두산 왕조’의 시작을 함께했다. 그러나 이제는 두산이 아닌 서로 다른 팀에서, 적이 되어 서로에게 칼날을 겨루고 있다.
그리고 NC와 LG의 경계대상 1호도 양의지와 김현수가 됐다. 양의지를 상대한 LG, 김현수와 마주했던 NC는 이들을 모두 경계하고 있다.
![[사진] 양의지-김현수 /OSEN DB](https://file.osen.co.kr/article/2019/10/03/201910030202770430_5d94d8b74d72a.jpg)
LG 류중일 감독은 “양의지가 리드를 참 잘하더라. 타자들이 타석에서 볼배합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하며 양의지가 이끄는 NC의 안방 전력을 예의주시했다. 양의지는 투수 리드에서도 정평이 난 포수. 정석을 기본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리드로 상대 타자들을 곤경에 빠뜨리곤 했다. 그런 상황을 류중일 감독은 경계한 것. 특히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경기에서 포수가 가진 비중은 언제나 컸다. 삼성 사령탑 시절부터 가을야구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류중일 감독은 포수가 갖고 있는 비중을 충분히 알고 있기에 양의지의 가치를 무시할 수 없었다.
LG의 와일드카드 1차전 선발 투수 케이시 켈리 역시 경계대상 1호로 양의지를 꼽았다. 류중일 감독이 포수 역량에서 양의지를 경계했다면 켈리는 타자로서 까다로운 성향의 양의지를 경계했다. 켈리는 “전반적으로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켈리는 올 시즌 NC를 상대로 4경기 등판해 1승1패 평균자책점 2.52(25이닝 7자책점) 21피안타(4피홈런) 18탈삼진로 강했다. 하지만 켈리는 양의지에게 타율 4할5푼5리(11타수 5안타) 3홈런 5타점을 헌납했다. 켈리의 NC전 피홈런 4개 중 3개를 양의지에게 내줬다. 켈리가 당연히 경계를 할 만하다. 켈리의 이날 성패는 양의지를 어떻게 상대하느냐에 달려있다고도 과언이 아니다.
LG의 최대 경계대상으로 꼽힌 양의지는 이에 김현수를 경계대상으로 꼽았다. 김현수가 NC에 주는 압박감도 못지 않다는 것이다. 양의지는 김현수를 경계대상으로 꼽으며 “가장 조심해야 할 것 같다”며 “상대 팀의 중심 타자에게 득점권기회를 많이 주지 않는 것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최대한 상위타선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가 이끄는 상위 타선이 양의지에게는 두렵다.
이어 친구이자 동료였던 김현수를 만나는 것에 대해 “별다른 말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며 “같은 팀에서 뛰었지만 이젠 적이다. 냉정하게 승부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하며 김현수를 반드시 봉쇄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로를 경계대상으로 꼽아야 했던 양의지와 김현수다. 과연 적으로 만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어떤 운명을 맞이하게 될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