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비전시리즈를 코앞에 두고도 LA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 선발투수는 ‘미정’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일(이하 한국시간) 팀 훈련 후 가진 인터뷰에서 4차전 선발 리치 힐만 공개했을 뿐, 1~3차전 선발로 나설 류현진,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의 순서를 밝히지 않았다.
로버츠 감독은 “선수들은 자신이 언제 나설지 알고 있다”며 선발 순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날 인터뷰가 끝난 뒤 디비전시리즈 상대팀으로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승리한 워싱턴 내셔널스가 결정됐지만 상대팀에 관계없이 내부적으로 1~3선발을 결정한 상황이다. 워싱턴은 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투수로 좌완 패트릭 코빈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류현진이 워싱턴 원정 3차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는 지난 주말부터 류현진의 3차전 선발 가능성을 꾸준히 언급하고 있다. 2일에도 거닉 기자는 1차전 뷸러, 2차전 커쇼, 3차전 류현진 순으로 예상했다.

거닉 기자는 “로버츠 감독은 비밀로 하고 있지만 1차전 뷸러, 2차전 커쇼, 3차전 류현진이 유력하다. 다저스는 커쇼를 2차전 선발로 기대하고 있다. 5차전까지 갈 경우 커쇼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구원으로 던질 수 있다. 커쇼는 지난주 6이닝을 던진 후 3일 만에 구원으로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달 2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6이닝 90구를 던진 커쇼는 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구원으로 1이닝 18구를 던졌다. 로버츠 감독은 “구원등판이 커쇼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커쇼가 불펜으로 나올 수 있다. 이전에도 커쇼가 구원등판했다.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부분이다”고 말했다.
커쇼는 지난 2016년 워싱턴과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세이브를 올렸고, 2017년 월드시리즈 7차전에도 4이닝을 실점 없이 호투했다.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도 9회 무실점으로 막는 등 가을에 불펜에서 검증된 모습을 보였다.
커쇼가 2차전으로 간다면 1차전을 놓고 류현진과 뷸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거닉 기자는 지난해 디비전시리즈 3차전 원정에서 부진했던 뷸러의 경험을 간안할 때 류현진이 3차전 원정을 맡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류현진이 워싱턴전 2경기에서 14⅔이닝 동안 1실점만 허용했는데 워싱턴(6⅔이닝 1실점)과 LA(8이닝 무실점)에서 똑같이 효과적으로 던졌다”고 강조했다.
류현진은 홈에서 10승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으나 원정에서도 4승4패 평균자책점 2.72로 괜찮았다. 반면 뷸러는 홈에서 6승1패 평균자책점 2.86으로 잘 던졌지만, 원정에서 8승3패 평균자책점 3.66으로 부진했다. 뷸러에게 원정 3차전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거닉 기자의 전망대로 류현진이 3차전 선발로 나선다고 해도 그것이 ‘실력’ 순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커쇼의 5차전 불펜 활용과 원정에 약한 뷸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봐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