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의 돌발 행동에 수장도 주장도 등 돌렸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9.10.03 05: 37

데얀(38, 수원 삼성)의 돌발 행동에 수장도 주장도 등을 돌렸다.
FA컵 최다 우승(4회, 포항 스틸러스와 동률) 팀인 수원은 지난 2일 FA컵 결승행 티켓을 손에 쥐고도 고민거리를 안았다. 수원은 이날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2차전 홈 경기서 화성FC(K3리그 어드밴스, 4부리그)의 돌풍을 잠재웠다. 
수원은 연장 혈투 끝에 염기훈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1차전 원정 경기서 0-1로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던 수원은 안방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수원은 앞서 승부차기 끝에 상주 상무를 꺾고 결승에 올라온 대전 코레일(내셔널리그, 3부리그)과 다음달 홈 앤 어웨이로 FA컵의 주인을 가린다.

수원의 결승행 기쁨을 오롯이 나누지 못한 비운의 주인공이 있다. 데얀은 전날 천안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 아산 무궁화의 K리그2 경기에 깜짝 등장했다. 관중석에서 관전하는 모습이 포착되며 중대일전을 앞둔 팀의 분위기를 흐렸다. 다음날 소속팀이 중요한 경기를 남겨둔 상황이었다. 게다가 4강 2차전 명단에 데얀이 없다는 정보이기도 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이날 데얀을 명단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대신 2001년생 공격수 오현규(18)를 대기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임생 감독은 데얀을 제외한 이유의 질문이 나오자 고개를 떨궜다. 수 십초 동안 생각에 잠기며 침묵한 이 감독은 “개인적인 선수보다는 팀에 집중하고 싶다”며 즉답을 피했다.
‘캡틴’ 염기훈도 데얀의 돌발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주장으로서 민감한 부분이지만 기분이 안 좋았던 건 사실이다. FA컵을 준비하면서 데얀의 언론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떤 마음으로 이랜드 경기를 갔는지 모르겠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하나가 되려고 했는데 데얀의 행동이 팬들에게 안좋게 보였던 게 사실”이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데얀은 대회 준결승 1차전서 선발 출격했지만 부진했다. 이후 이임생 감독으로부터 철저히 외면을 받았다. 9월 15일 성남전, 18일 화성과 1차전 이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데얀의 올 시즌 리그 성적표는 21경기 3골 1도움. 지난 시즌 리그 33경기서 13골 3도움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데얀은 올 시즌 많은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다. 공격의 무게중심이 리그 득점랭킹 1위 타가트(16골)로 옮겨가면서 눈에 띄게 입지가 좁아졌다. 데얀은 시즌 도중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도 했다. 설상가상 팀 분위기를 해치는 돌발 행동으로 감독의 신뢰도, 동료의 믿음도 완전히 잃은 모양새다. 
데얀은 K리그 최초로 3년 연속 1부리그 득점왕(2011~2013년)을 차지한 레전드다. 1부리그 통산 189골을 기록하며 외국인 선수 최초로 200골 고지를 앞두고 있다.
코리안드림을 이뤘던 데얀이 K리그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았다./doly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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