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공룡 NC, 잠실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까 [WC]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03 08: 00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투고타저가 완화된 시즌에 홀로 역행해 홈런 1위를 기록한 팀이다. 과연 정규시즌의 홈런 공룡들이 드넓은 잠실구장까지 집어삼킬 수 있을까.
NC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를 치른다. 2전 2선승제에서 1패를 안고 치르는 NC 입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다. 한 경기만 패해도 짐을 싸야 한다. 그리고 모두 잠실 원정을 치러야 한다. 
그렇기에 NC는 상황을 뒤엎을만한 확실한 무기 하나가 있어야 한다. 일단 NC는 정규시즌 동안 홈런으로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올해 128개의 팀 홈런으로 리그 1위에 올랐다. 독보적인 홈런 타자는 없었다. 홈런 상위 10위 안에 양의지(20개)만이 포진해 있다. 그러나 고르게 홈런을 때려낼 수 있는 팀 컬러를 갖췄다. 양의지의 뒤를 이어 박석민(19개), 노진혁(13개), 모창민(10개)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뒤늦게 합류한 제이크 스몰린스키가 9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 외에 엔트리에 포함된 김성욱(9개), 이원재(8개), 권희동(6개), 김태진(5개)이 현재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일발 장타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9월 이후 스몰린스키가 5개의 홈런을 몰아서 쳤고 양의지와 김성욱이 3개의 홈런을 기록하는 등 최근 장타 페이스가 괜찮다. 

5회초 2사 3루 NC 양의지가 투런 홈런을 때린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youngrae@osen.co.kr

그러나 결전을 치를 장소가 리그에서 구장 규격이 가장 큰 잠실구장이다. 중앙 125m. 좌우 100m를 자랑한다. 타고투저 시즌에도 홈런 타구에 인색했던 잠실구장인데 공인구 반발력이 줄어들면서 상황이 더욱 두드러졌다. NC는 올해 잠실에서 치른 16경기(LG 8경기, 두산 8경기)에서 1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LG(42개), 두산(37개)을 제외하면 KT, 키움(이상 13개)에 이은 수치를 기록했다. 
LG를 상대로 한 잠실 경기에서는 6개의 홈런으로 정확히 절반을 때려냈다. 잠실 LG전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선수는 양의지(3개)다. 올 시즌 잠실에서 때려낸 홈런을 모두 LG전에서 기록했다. 그 외에는 김태진, 김찬형(이상 1개) 등 의외의 인물들이 잠실구장에서 장타력을 과시하며 손맛을 봤다. 나머지 1개는 퇴출된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LG전은 아니더라도 와일드카드 결정전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 가운데 잠실구장에서 담장을 넘긴 선수는 노진혁, 김성욱, 지석훈, 권희동(이상 1개)이다. 
단기전에서 분위기와 흐름을 바꾸는 것으로 홈런만큼 유용한 것은 없다. 투수들의 집중력은 정규시즌의 그 이상이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에서 나오는 홈런이 상대에게 주는 데미지는 상상 이상이다. 그리고 잠실구장에서의 아치는 그 짜릿함을 배가시킨다. 특히 지난 2016년 준플레이오프 당시 NC가 LG를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꺾었을 당시 4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에서 박석민과 김성욱의 홈런포로 시리즈를 가져온 바 있다. 과연 올해도 NC는 홈런이 주는 기운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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