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연패라니...축구전용구장 꿈꾸는 송선호 부천 감독의 긴 한숨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9.10.03 06: 30

부천FC가 좀처럼 홈에서 웃지 못하고 있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을 찾은 송선호 부천 감독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아쉬움을 삼키는 모습이었다.
부천은 지난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 '하나원큐 K리그2 2019' 31라운드 홈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 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내리 3골을 허용했다.
부천은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 가능성을 높이던 중요한 시기에 연패를 기록했다. 4위 아산(승점 44)과는 8점차로 벌어진 상태. 순위는 8위까지 내려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은 지난 4월 안산과 대전에 연패 후 5개월이 넘도록 연패 없이 경기를 운영했다. 이번이 시즌 두 번째 연패다. 그런데 하필 중요할 때 나온 연패가 홈구장에서 나왔다.
부천은 이번 시즌 거둔 9승 중 6승을 집 밖에서 벌어왔다. 정작 홈구장에서는 3승을 거두는데 그쳤다. 매번 경기 전과 후 "팬들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 송 감독으로서는 침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더구나 이날은 태풍 '미탁' 여파로 비바람이 거센 가운데 펼쳐졌던 경기였다.
송 감독은 앞선 부산전에 앞서서는 기자들과 축구전용구장 관련 이야기를 나누며 사명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 감독은 "부천시는 입지조건면에서 충분히 축구의 메카가 가능하다. 전용구장에선 관중들과 선수들이 숨소리까지 교감할 수 있어 생동감이 넘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송 감독은 "내가 구단 감독이고 아니고를 떠나 서울과 인천 사이에 위치한 부천시가 축구전용구장과 더불어 축구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 "우리 시장님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도 축구와 전용구장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고 도와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구 같은 전용구장을 지으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다. 선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구단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조금만 더 잘해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홈구장을 찾는 팬들을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전용구장에 걸맞은 팀이 돼야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부천축구전용구장은 지난 2017년 김만수 전 부천시장 재임시절이던 처음 논의됐다. 2001년 개장돼 여러 시설이 낙후돼 있는 부천종합운동장은 육상트랙 때문에 관중석에서 멀어 경기관람이 어렵다. 작년 장덕천 시장으로 바뀌었지만 축구전용구장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다.
실제 2019년 예산안에 부천축구전용구장 추진 내용이 포함돼 있고 건립추진위원회 발대식이 열리기도 했다. 올해 초엔 부천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부지를 5000석 규모로 건립하고 추후 1만석으로 증축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이 내용이 보류된 상태다. 종합운동장 일대를 스포츠 시설을 갖춘 복합단지로 규모를 좀더 키워 조성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융·복합 연구개발, 첨단지식산업 단지를 짓는데 전용구장 부지로 포함시킨다는 것이다.
송 감독은 구단의 성적이 부천의 축구전용구장 건립을 앞당기는데 도움이 되길 원했다. 그런 사명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좀처럼 홈구장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송 감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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