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가을 타짜들, ‘초짜’ 이동욱 감독의 짐을 덜어줄까 [WC]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03 08: 09

가을야구는 흔히들 경험과 분위기의 싸움이라고 한다. 특히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분위기를 휘어잡을 경우 그 팀은 가을야구를 지배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흔히들 ‘가을 타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NC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치렀다. 지난해 최하위로 떨어졌지만 올 시즌 5위를 차지하며 와일드카드 결정전 티켓을 얻어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지난해 최하위로 인해 가을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더욱 커진 NC는 비록 2전2선승제로 1패를 떠안고 있고 모두 잠실 원정을 치러야 한다는 절대적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업셋’을 다짐하고 있다.
벤치의 냉정함과 과감한 판단도 필요한 것이 사실. 다만 이동욱 감독은 올 시즌 처음 부임해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하게 된다. 코치 시절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긴 했지만 팀을 진두지휘해야하는 감독으로서의 부담감은 막중한 것이 사실. ‘가을 초짜’라는 달갑지 않은 타이틀이 붙는 것이 사실. 정규시즌 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경기를 풀어갔던 이동욱 감독과 NC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그러한 통계와 데이터가 통하지 않는 묘한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를 감독으로서 억제하는 게 부담일 수 있다.

4회말 무사 주자 1루 NC 양의지가 좌월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후 홈을 밟은 양의지와 모창민이 덕아웃에서 이동욱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rumi@osen.co.kr

이런 상황에서 만약 가을야구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알아서 경기를 풀어주고 분위기를 바꿔놓을 수 있다면 감독으로서의 짐이 덜어질 수 있다. 다행히도 이동욱 감독의 짐을 나눠서 질만한 ‘가을 타짜’들이 NC에는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 투수진은 선발 크리스천 프리드릭을 믿어야 하는 상황이기에 야수진의 가을야구 경험자들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 앞선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당시 누적된 경험,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의 경험이 합쳐진다면 NC에 최상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다. 
단연 선두에는 주전 포수이자 LG의 경계대상 1호인 양의지가 있다. 탁월한 투수 리드 능력과 해결사 능력으로 가을야구에서 빛을 발휘했고, 2015년과 2016년, 두산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54경기에 나섰고 타율 2할8푼8리(156타수 45안타) 3홈런 25타점을 마크했다. 특히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4할3푼8리 1홈런 4타점으로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한 바 있다. 
NC에서 현재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 선수인 박석민(63경기)도 빼놓을 수 없는 선수. 포스트시즌 통산 타율은 2할5푼3리로 다소 낮지만 7홈런 30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선수다. 2016년 플레이오프 당시 9타수 2안타밖에 기록하지 못했지만 이 안타가 모두 승부를 결정짓는 홈런으로 연결이 되면서 시리즈 MVP를 따낸 바 있다. 
이 외에도 KIA의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인 이명기까지 합류했다. 이명기는 2017년 한국시리즈 당시 리드오프로서 5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3할6푼4리(22타수 8안타) 2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시리즈 MVP는 양현종의 몫이었지만 이명기의 알토란 같은 활약은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빼놓을 수 없는 요인 중 하나였다. 
그 외에도 모창민이 33경기에서 타율 3할1푼(71타수 22안타) 2홈런 8타점 16득점 활약을 펼쳤고, 박민우도 한때 가을야구에서의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타율 2할6푼1리(111타수 29안타) 9타점 10득점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노진혁 역시 11경기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3홈런 7타점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일방 장타력을 과시했고 또한 백업으로 나설 것이 유력하지만 권희동이 20경기 타율 3할2푼1리(53타수 17안타) 6타점 7득점으로 가을야구의 숨은 강자 역할을 했다. 백업 전력을 강화해주는 역할을 권희동이 할 수도 있다. 그 외에도 김성욱, 지석훈, 김준완 등도 20경기 안팎의 포스트시즌 출장 경험으로 가을야구 분위기에 익숙하다.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하는 NC이지만 그동안 축적된 경험,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타짜’들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과연 이들이 이동욱 감독에게 부족한 가을야구 경험을 더해주고, 팀의 흐름을 뒤바꿀 수 있는 힘을 그라운드에 녹여낼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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