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LG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찾은 '가을야구'에서 초단기전 용병술을 선보였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에는 5번 모두 한국시리즈 직행, 포스트시즌은 오직 한국시리즈만 경험했다. 지난해 LG 사령탑에 취임한 그는 올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한다.
오랜만에 가을야구인데다, 초단기전. 그렇지만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관록은 여전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 두 경기 중 한 경기만 이겨도 되는 유리한 4위팀. 류중일 감독은 "단기전은 1경기 1경기로 끝난다고 봐야 한다. 이길 수 있을 때 카드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는 지론을 보여줬다.

LG는 1회 선두타자 이천웅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지체없이 희생번트 작전을 지시했다. 정주현이 초구에 번트를 성공시켜 1사 2루가 됐다.
류 감독은 "단기전은 선취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취재진이 “그럼 1회 이천웅이 출루하면, 바로 번트를 대느냐”고 묻자, 류 감독은 “상황을 봐야겠지만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1사 2루를 만든 뒤, 이형종이 적시타로 1회 선취점을 뽑았다. 경기 첫 작전부터 잘 들어맞았다.
1-0으로 앞선 4회 무사 1,3루 찬스가 되자, 2루수 정주현 타석에서 대타 박용택을 내세웠다. 무사 1,3루는 다양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일찍 첫 번째 대타 카드를 사용했다. 아직 수비 이닝이 5이닝이나 남았으나 주전 2루수를 뺐다. (이후 백업 수비수인 베테랑 윤진호가 2루수로 기용됐다)
박용택은 우측 펜스 바로 앞에서 잡히는 큼지막한 타구로 희생플라이 타점을 올렸다. 장타가 됐더라면 분위기를 단번에 가져올 수 있는 타구였다. 조금 이른 감이 있었지만, 첫 번째 대타 카드도 성공.
이날 선발 켈리가 직구와 주무기 커브로 NC 타선을 초반 잘 봉쇄했다. 4회까지 단 1안타만 맞았고, 5회 솔로 홈런으로 한 점을 허용했다. 3-1로 앞선 7회 2사 후 예고했던 대로 선발 차우찬을 구원 투수로 올렸다. 차우찬은 4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8회까지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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