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목요일)부터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7일)로써 정확히 중간지점까지 달려왔다. 개막식 레드카펫부터 오픈 토크 및 시상식에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받은 주인공들을 살펴 보면 대부분 여자 배우들이다.
김희애, 전도연, 이하늬, 천우희, 임윤아가 신작 개봉 및 흥행 성공, 수상을 이유로 여러 무대에 서며 높은 입지를 자랑했다. 부산시민들의 시선이 쏠린 것은 당연지사. 다섯 사람이 각각 자신의 무대에서 활약하며 부산영화제의 열기를 더했다.


#김희애
배우 김희애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신작 '윤희에게'(감독 임대형)의 오픈 토크 무대에 올라 1년 만에 부산 시민들과 조우했다.
'윤희에게'는 한 통의 편지를 받은 윤희가 잊고 지냈던 첫사랑의 비밀스러운 기억을 찾아 설원이 펼쳐진 여행지로 떠나는 감성 멜로. 김희애는 극중 윤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희애는 5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야외 무대인사에 "사람과 사람의 인연, 기회와 경험은 뜻대로 되지 않는다. 영화도 그런 거 같다"며 "내가 영화로 시작했지만 뜻하지 않게 떨어져 있었다. 내가 좀 더 무르익고 자아가 성숙해졌을 때 스크린에 담겨진 연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 쭉 이렇게 가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에 앞서 전날(4일) 오후 열린 28회 부일영화상의 무대에도 올랐다. 지난해 여우주연상 수상자였기 때문에 남우주연상을 함께 받은 배우 이성민과 올해의 남녀 주연배우에게 트로피를 건넸다.

#전도연
김희애가 트로피를 건넨 사람은 배우 전도연이었다. 제28회 부일영화상에서 전도연이 영화 '생일'(감독 이종언)을 통해 올해의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전도연은 무대에서 "이종언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없었을 거 같다"면서 "한국영화 100주년에 제가 뜻 깊은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설경구, 또 같이 영화에 참석한 배우들 모두에게 감사하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생일'은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함을 담은 영화로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를 그린다. 세월호 참사 그후를 사실적이면서도 진정성 있게 담아내 호평받았다. 올해 부산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초청됐다.
전도연은 5일 열린 오픈토크에서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모른척 했다. 스스로에게 '슬퍼야돼'라고 최면을 걸면 어느 순간 도망가고 싶을 것 같아서 그냥 모른척 한다"며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나 자신을 던졌다. '느끼는 만큼만 하자'고 생각하고 한다. 그런 식의 표현이 안 나와도 '전도연인데 어때'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이하늬
배우 이하늬는 부산영화제가 열린 부산을 휩쓸었다. 개막식 사회부터 오픈 토크, 그리고 할리우드 진출 계획을 담은 기자회견까지 참석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그녀가 입은 드레스, 의상에 시선이 꽂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고 무대에 올라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화제를 모았다. 이하늬는 4일 진행된 영화 '극한직업'(감독 이병헌)의 오픈 토크에서 "촬영장은 굉장히 치열했다. 자기 반성을 하며 웃긴 건지 아닌지 의심했다"며 "작업 과정이 행복했지만 관객들이 어떤 반응일지 궁금했다. 저희 다섯 명이 똘똘 뭉쳤던 게 스크린에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흥행 비결을 전했다. '극한직업'은 1626만여 명을 동원하며 역대 2위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이하늬는 이튿날(5일)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소속사 이소영 대표와 '사람으로 확장하고 콘텐츠로 공유하다'는 주제로 글로벌 오픈 토크를 열고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로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이하늬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한국음악을 전공했던 게 외국에 진출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며 "미스유니버스 대회에 나갔었는데 예전부터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외국에 통할까 싶었다. 이게 우리들만의 잔치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스유니버스가 (한국문화를 세계에서 좋아하는지 판단할)하나의 시험의 장이었다. 한국의 소스를 풀었을 때 외국에서 흥미롭게 봐주는 것에 자신감을 가졌다. 2008년~2009년에 제가 미국에 가서 연기 스튜디오를 다니며 마음 속에 갖고 있었던 것을 조금씩 시작하게 됐다"고 진출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그녀는 미국 에이전시 윌리암 모리스 엔데버의 필립 선, 미국 매니지먼트사 아티스트인터내셔널그룹의 대표 데이비드 엉거와 각각 에이전시,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했다.

#천우희
배우 천우희가 개봉을 앞둔 영화 '버티고'(감독 전계수)가 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 초청돼 부산을 찾았다. 천우희는 3일 함께 연기호흡을 맞춘 배우 유태오, 정재광과 레드카펫을 밟은 것에 이어
4일과 5일 진행된 '버티고'의 오픈 토크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달 17일 개봉하는 '버티고'는 현기증 나는 일상, 고층빌딩 사무실에서 위태롭게 버티는 서영(천우희 분)이 창 밖의 로프공(정재광 분)과 마주하게 되는 아찔한 고공 감성 무비. 유태오는 서영과 비밀 사내연애를 하는 진수를 연기했다.
천우희는 "제가 연기를 열심히 해왔지만 어느 순간 번아웃 증후군을 겪게 됐다. 그 기간에 '버티고'의 대사 한 줄을 보고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유태오 배우는 알고 지냈지만 이번 착품을 통해 처음 만났는데 정말 깊게 파서 많은 준비를 해왔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화를 같이 만들어나가는 감독님, 배우들, 스태프 모두가 끈끈하고 훈훈했다. 현장에서 격려하고 의지하면서 한 장면, 한 장면 만들었다. 1년 전, 지난해 부산영화제가 시작할 때쯤 촬영에 돌입했는데 12월에 한파주의보가 내렸다. 옥상에서 얇은 옷을 하나만 입고 찍었다. 그날 옥상에서 하루 종일 촬영했다. 추웠지만 예쁜 노을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한 번만 더 찍자고 했다.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더라. 그때가 정말 기억에 남는다"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버티고'는 빌딩 안팎에서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직장인들의 일과 사랑을 현실적으로 담았다. 천우희 표 정통 로맨스가 이 영화에 어떻게 담겨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윤아
걸그룹 소녀시대 출신 배우 윤아는 3일 레드카펫을 밟고 그날 밤 해운대 포차촌으로 달려가 해운대의 밤을 수놓았다. 그녀가 있는 포장마차에 팬들이 몰려 많은 관심을 표했다. 같은 소속사에 몸 담고 있는 엑소 수호 역시 같은 포장마차를 찾아 부산영화제를 기분좋게 시작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윤아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터. 다음날(4일) 오후 열린 28회 부일영화상에서 인기 스타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돼 무대에 올랐다. 윤아는 이날 강렬한 레드 컬러의 오프 숄더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일영화상에서 인기상까지 받게 돼 너무 기분이 좋다. '엑시트' 팀에게 너무 감사하고 인기상을 위해 인기 투표를 열심히 해준 팬들에게도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응원 열심히 해달라"는 소감을 남겼다.
윤아는 '엑시트'에서 대학 산악동아리 출신 컨벤션홀 직원 의주 역을 맡아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배우로서 발전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영화는 941만 3092명(영진위 제공) 관객을 돌파했다. 주연 배우로서 발전 가능성과 존재감을 동시에 알린 그녀가 앞으로 한국 영화계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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