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박병호 vs ‘무안타’ 김현수, 희비 엇갈린 ML 출신 4번타자 [준PO 현장]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19.10.07 06: 09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4번타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박병호는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4번 1루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9회말 끝내기 홈런으로 팀의 1-0 승리를 이끈 박병호는 1차전 MVP의 주인공이 됐다.
1회말 2사 1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LG 선발투수 윌슨을 상대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2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섰지만 우익수 뜬공으로 잡혔다. 6회 1사에서는 윌슨의 5구째 시속 132km 커브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네 번째 타석은 달랐다. 양 팀이 0-0으로 맞선 9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LG 마무리투수 고우석의 초구 시속 154km 직구를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125m짜리 대형홈런을 쏘아올렸다. 길었던 투수전의 끝을 알리는 홈런이었다.
반면 박병호와 마찬가지로 4번 1루수로 출전한 김현수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 선발투수 브리검에게 볼넷을 얻어냈지만 이후 세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특히 9회초 2사 1루에서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된 것이 아쉬웠다.
박병호와 김현수는 모두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KBO리그 간판타자들이다. 박병호는 2016년 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는 2016-17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2018년 박병호와 김현수는 나란히 KBO리그로 복귀했다. 그리고 각각 키움과 LG의 4번타자가 됐다. 두 타자 모두 정규시즌에서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가을만 되면 약해지는 모습이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이 30경기 타율 2할8리(106타수 22안타) 7홈런 14타점 OPS 0.792에 불과했다. 
정규시즌에 비해 포스트시즌에서 부진한 것은 김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KBO리그 통산 타율 3할2푼1리(5045타수 1618안타)를 기록해 ‘타격기계’라는 별명이 있는 김현수이지만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포함해 통산 73경기 타율 2할6푼7리(258타수 69안타) 6홈런 35타점 OPS 0.74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박병호는 부진이 길어지더라도 결정적인 순간에는 한 방을 날렸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9회말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고 지난해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는 9회초 동점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극적인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다. 포스트시즌에서 때려낸 안타 22개 중 11개(2루타 4개, 홈런 7개)가 장타다.
이날 경기에서도 세 타석 동안 잠잠하다가 마지막 타석에서 끝내기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내가 극적인 홈런을 날려도 팀은 지는 경기가 많았다. 오늘은 내 홈런을 경기를 끝내서 기쁘다. 다음 경기부터는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현수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7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의 승자가 결정되기까지는 최소한 2경기가 남아있다. 남은 시리즈에서 박병호와 김현수는 다시 한 번 엇갈리는 희비의 쌍곡선을 그려내게 될까. /fpdlsl72556@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