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외국인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가 단기전에서 '계륵'이 됐다.
페게로는 포스트시즌에서 6번 지명타자로 출장하고 있는데,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다. 장타력을 기대했으나,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 자체가 드물다. 지명타자에서 대타로 밀린 베테랑 박용택은 2차례 대타에서 100% 임무를 수행했다.
단기전은 선수에 대한 믿음도 필요하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의 기세도 필요하다. 과연 류중일 LG 감독의 마음은 바뀔 여지가 있을까.

페게로는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6일 키움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7타수 무안타 3삼진. 무엇보다 2경기 통틀어 외야로 뻗어나간 타구가 하나도 없다. 삼진 외에는 4차례 아웃 타구가 모두 내야 땅볼이다.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팀이 승리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2회 1사 1루에서 2루수 땅볼로 선행 주자가 아웃됐고, 0-0 동점인 7회 2사 1,2루 찬스에서 헛스윙 삼진이 아쉬웠다.
좌타자인 페게로는 지난 7월 KBO리그에 데뷔했는데, 좌투수에 약점이 있다. 정규시즌 성적을 보면 우투수 상대 타율은 2할8푼8리(6홈런), 사이드암 투수 상대로는 타율 5할2푼6리(3홈런), 좌투수 상대 타율은 2할2푼4리(0홈런)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NC 좌완 투수들(프리드릭, 임정호, 강윤구)에게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키움전에서는 우투수들(브리검, 조상우)도 공략하지 못했다.

반면 박용택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대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NC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1-0으로 앞선 4회 무사 1,3루에서 대타로 나와, 우측 펜스 앞에서 잡히는 희생플라이로 1타점을 올렸다. 6일 키움전에서는 7회 대타로 나와 브리검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다. 6회까지 브리검에 무안타로 꽁꽁 눌린 LG 타선의 첫 안타였다. 2차례 대타에서 1타수 1안타 1타점. 100% 임무 수행이다.
7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경기 연속 무안타인 페게로를 빼고 박용택을 지명타자로 내세울 가능성은 있을까. 외국인 타자, 제대로 맞으면 거대한 장타, 류중일 감독의 믿음 야구 등을 고려하면 어렵다.
류중일 감독은 지난 5일 미디어데이에서 '페게로 타석에서 좌완 불펜이 등판하면 대타로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