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도약'의 의지를 다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는 해운대 비프빌리지의 무대가 영화의 전당으로 전면 이동했고, 그 덕분에 태풍 미탁의 북상에도 별다른 피해 없이 레드카펫 및 개막식을 비롯해 전반부 다양한 행사가 잘 치러졌다. 개막식 사회자 배우 정우성·이하늬부터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박찬욱 감독까지 수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은 가운데, 이들이 남긴 한 마디, 한 장면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인상적인 '그 순간'을 모아봤다.
-정우성 "태풍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응원의 말씀 전한다"
3일 오후 7시,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의 화려한 막이 올랐다. 이하늬와 사회를 맡은 정우성은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선언한다"며 무대에 올랐고, 곧바로 "태풍으로 인한 피해를 입은 분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먼저 태풍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전한다"며 따뜻한 멘트를 건넸다.


-정해인, 해운대 포차촌 달군 귀여운 'V'
정해인은 3일 오후 레드카펫 행사와 개막식에 참석한 뒤, 해운대 포장마차 촌을 방문했다. 편안한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훈훈한 동네 오빠로 변신한 정해인은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관계자들과 포차촌에서 술잔을 기울였다. 정지우 감독, 영화사 무비락 대표, 영화사 필름봉옥 대표 등과 함께 영화로 맺은 소중한 인연을 이어갔다. 정해인의 포차촌 인증샷은 OSEN에 단독으로 포착되기도 했다.

-'SM 비주얼 남매' 윤아x수호 포차촌 회동
'SM 남매' 소녀시대 윤아와 엑소 수호도 3일 오후, 모든 공식 일정을 끝내고 해운대 포장마차 촌을 찾았다. 윤아는 오후 9시께 포장마차 촌에 등장했고, 지인들과 가볍게 술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얼마 뒤, 윤아가 있는 포차에 엑소 수호가 나타나 '급만남'이 이뤄졌다. 윤아와 수호가 머문 포차 주변에는 아이돌 팬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정일성 촬영감독 "황금종려상 받은 '기생충'에 축하 드린다"
4일 오전 우동 신세계백화점 9층 문화홀에서는 정일성 촬영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그는 자신의 영화 인생을 회고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특히 "한국영화 100주년 되는 해에,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기생충')가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일에 개인적으로 축하를 드린다"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
한국 나이로 올해 91살인 정일성 촬영감독은 "후배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 이외에 좋은 감독, 좋은 촬영감독들이 많다. 내가 꼭 집어 이름을 말하면, 말하지 않은 감독들에게 왕따를 당할 거 같다"며 웃었다.

-임윤아 "천만 못해서 아쉽냐고? 900만 돌파 완등한 기분"
배우 조정석과 소녀시대 출신 배우 임윤아는 4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오픈 시네마 토크에서 "900만 이상의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봐주셨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 드린다"며 감격한 모습을 보였다.
'엑시트'는 누적관객수 941만 3,092명(영진위 제공)으로 천만 고지는 실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임윤아는 "무엇보다 900만이 넘는 관객을 만나게 됐는데, 900만 관객이 들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고 마치 완등한 기분"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유진 "두 딸 낳고 모성애 남달라..싱글맘 캐릭터 감정이입"
4일 남포동 비프광장에서는 영화 '종이꽃' 야외 무대인사가 진행됐다. 극 중 딸을 가진 싱글맘을 연기한 유진은 "실제로 두 딸의 엄마이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이입하는 감정이 이전과 확실히 달랐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하면서 아이와 케미가 좋았고, 혹시나 영화 내용이 장의사, 싱글맘 등 우울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는데 희망을 담고 있다. 그 중간에는 내가 있는데, 캐릭터가 굉장히 밝다"고 했다.

-이하늬 "이병헌 감독, '멜로가 체질' 촬영 모습보고 배신감 느껴"
4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는 영화 '극한직업' 오픈 토크가 열렸다. 이하늬는 "'멜로가 체질' 촬영장에 갔을 때 감독님에게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감독님이 드라마 현장에서 민첩하게 연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화감독이 드라마를 하면 이렇게 변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가 '멜로가 체질' 방송 전이었는데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봤다. 사실 잘 되면 사람이 느슨하게 변하는데, 신선하고 새로웠다. 우리 현장에선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남연우 "김은영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남연우와 김은영(치타)은 5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 진행된 영화 '초미의 관심사' 야외무대에 올랐다. 두 사람은 영화 감독과 래퍼 커플로, 이미 열애 사실을 인정했다.
남연우 감독은 "'김은영이 이렇게 연기를 잘했나?' 싶었다"며 연인 치타의 연기를 칭찬했다. 이에 김은영은 "배우나 남자친구로만 보다가 작품을 하면서 감독으로 만나니, 예민함과 아우라를 느껴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한 발 멀리서 지켜보니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애정을 표했다.

-김희애 "엄마 잊어버리면 안 돼!"
5일 오후 영화의 전당에서는 영화 '윤희에게' 야외 무대인사가 진행됐다. 김소혜는 "처음 김희애 선배님을 만났을 땐 긴장되고, 멀리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는데 첫 촬영 때부터 그런 생각이 사라졌다. 긴장한 모습을 편안하게 풀어주시고, 슛이 들어가면 진짜 집중해서 끌어주셨다"며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그러자 김희애는 "지금 떨렸다고 하는데 전혀 몰랐다. 당당했고, 오히려 내가 많이 배웠다. 이대로 가면 세대를 대표할 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칭찬한 뒤, "그때 엄마 잊어버리면 안 돼"라고 당부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런 질문 나올 줄 예상했다"
5일 오후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9층 문화홀에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최근 한일 관계 악화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일본 우익 세력들의 공격이 우려되면 답변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예상했다"라며 여유있게 웃은 뒤, 부산국제영화제가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으로 존폐 위기까지 거론된 시기를 얘기하면서 영화인들이 지지와 연대를 보냈던 점을 언급, 현명한 대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박찬욱 감독 "'박쥐' 속 흡혈귀 키스, 영화 역사상 최고의 키스"
6일 오후 우동 신세계백화점 9층 문화홀에서 '플랫폼 부산-필름메이커 토크2: 박찬욱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박찬욱 감독의 두 편의 영화 '박쥐'(2009)와 '친절한 금자씨'(2005)에 얽힌 제작 스토리가 공개됐다.
박찬욱 감독은 "'박쥐'를 구상하고 촬영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내 작품 중 유일하게 오래 걸린 작품이다. 10년 전 처음 뱀파이어 이야기를 하겠다고 생각한 가장 첫 장면이 뱀파이어가 된 신부(송강호 분)가 태주(김옥빈 분)에게 자신의 피를 먹이고, 그녀 역시 뱀파이어로 만들게 되는 장면이었다. 미친 광기의 사랑이 하나의 피로 합쳐진다는 궁극적인 단계를 보여주고 싶었다. 이것이야 말로 키스 중의 키스가 아닐까 싶다. 영화 역사상 최고의 궁극의 키스가 아닐까 상상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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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