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가는 게 무섭다. 살아 돌아왔으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7일 오후 파주NFC에 소집돼 담금질에 돌입했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화성서 스리랑카와 2022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 뒤 15일 평양 원정길에 올라 북한과 3차전을 갖는다.
소집명단 25명 중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인범(밴쿠버 화이트 캡스)을 제외하고 23명의 선수들이 합류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부상 복귀 후 오랜만에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은 남태희(알 사드), A대표팀에 첫 발탁된 이재익(알 라이얀)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19/10/07/201910071535776737_5d9adde8b9661.jpg)
대표팀 첫 소집에 응한 이재익은 형들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재익은 올해 폴란드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서 한국의 뒷마당을 책임지며 준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벤투 감독은 이재익의 경쟁력을 시험해보고 싶다며 전격 발탁했다.
이재익에겐 모든 게 낯선 하루였다. 남태희와 손흥민에 이어 마지막으로 소집 인터뷰에 응한 이재익은 “TV서 보던 형들을 가까이서 보게 돼 영광이다. 영광스러운 자리에 걸맞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재익은 생애 첫 A대표팀 승선에 대해 "꿈에도 생각 못했다. 빨리 기회가 와서 영광이다. 긴장도 많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은 당연히 원하는 자리이고 꿈꾸는 자리다. 살아남으면 좋지만 적응을 잘하고 싶다. 가진 능력을 다보이는 게 첫 번째다. 감독님의 전술 지시를 잘 따르고 팀에 융화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익은 이미 A매치에 데뷔한 이강인(발렌시아)과 폴란드서 함께 활약했다. “강인이가 조심히 오라며 들어올 때 샴푸 하나 사오라고 했다”는 그는 “막내형이 형대접은 안해줘서 친구처럼 잘 지내고 있다”고 농을 던져 좌중을 웃음바다에 빠트렸다.
대표팀 형들도 이재익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해줬다. 이재익은 “(김)영권이 형을 빨리 뵙고 싶었는데 1시간 전에 카페서 만나 대화를 나눴다. ‘열심히 해라. 이제 시작’이라고 조언을 해주셨다”고 말했다.
카타르 무대서 뛰고 있는 대표팀 선배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익은 “(구)자철이 형이 ‘겁먹지 말고 잘하고 와. 너도 오래 살아남아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평양 김일성 경기장의 인조 잔디 변수에 대해선 “인조 잔디는 딱딱해서 부상 위험이 크다. 형들은 좋은 선수들이라 준비를 잘할 것”이라며 "평양 가는 게 무섭다. 축구를 이겨야 하기 때문에 잘하겠다.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깜찍한 바람을 나타냈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