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매드 맥스’였다.
워싱턴 내셔널스 에이스 맥스 슈어저(35)의 별명은 ‘매드 맥스(Mad Max)’. 그 누구도 쉽게 말릴 수 없는 승부욕을 지녀서이다. 올 시즌 부상으로 이탈할 때마다 코칭스태프에서 하루빨리 복귀하고 싶어 안달난 그를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
이번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도 마찬가지. 당초 3차전 선발로 예정된 슈어저는 2차전에 불펜으로 깜짝 투입됐다. 8회 1이닝을 3타자 연속 삼진 처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슈어저의 자원 등판이었고, 데이브 마르티네스 워싱턴 감독은 “1이닝만 던지자”고 겨우 말렸다.

슈어저는 3차전 대신 하루 더 쉬고 4차전 선발로 확정됐다. 그런데 3차전도 워싱턴이 접전 상황이 되자 슈어저의 몸이 달아올랐다. 3차전에 또 불펜 등판을 요청했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내일(4차전) 140개를 던져야 할지도 모르니 오늘은 쉬어라”며 힘겹게 뜯어말렸다

8일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NLDS 4차전을 앞두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이 같은 사연을 공개했다. 전날 3차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마르티네스 감독은 “슈어저가 나오는 4차전은 우리가 유리하다”고 자신했다. 4차전 경기 전에도 “어제 슈어저를 말린 덕분에 오늘 선발로 나갈 준비가 됐다”고 기대했다.
슈어저는 그 기대에 부응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의 말처럼 140구까지 던지진 않았지만 불과 이틀을 쉬고 109구를 뿌렸다.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7탈삼진 1실점. 경기 초반에는 완급 조절 위주로 던졌고, 4회부터 구속을 높여 힘으로 압도하기 시작했다. 최고 98마일(157.8km) 강속구로 다저스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1회 저스틴 터네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유일한 실점. 하이라이트는 7회였다. 1사 만루에서 대타 크리스 테일러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았고, 작 피더슨도 2루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포호하며 내려오는 슈어저를 향해 내셔널스파크에 운집한 워싱턴 팬들은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슈어저의 투혼에 힘입어 워싱턴은 다저스를 6-1로 제압했다. 시리즈 전적 2승2패 재동률을 이룬 워싱턴은 마지막 5차전에서 챔피언십시리즈(NLCS) 진출을 노린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