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슨 차우찬 불펜 대기... 절박한 류중일, '2013 KS' 재현할까 [준PO]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10 12: 35

과연 타일러 윌슨과 차우찬이 동시에 출격하는 최후의 승부수가 벼랑 끝에서 발현이 될 수 있을까.
LG는 지난 9일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4-2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간신히 1승을 거두며 가을야구를 더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벼랑 끝이다. 벼랑 끝에서 단지 한 발짝만 앞으로 왔을 뿐이다. 여전히 1패만 더하면 탈락 위기다. 그렇기에 더욱 절박하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5회초 1사 LG 류중일 감독이 채은성의 호수비에 박수를 보내고 있다. /youngrae@osen.co.kr

그렇기에 1,2차전 선발 투수들이었던 타일러 윌슨, 차우찬의 4차전 출격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윌슨이 1차전 8이닝 무실점 106구, 차우찬은 2차전 7이닝 1실점 105구의 기록을 남겼다. 쉽지 않은 상황은 분명하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지난 9일 3차전 경기를 승리로 이끌고 취재진과의 기자회견에서 “봐야 알겠지만, 4차전을 지면 끝이다. 윌슨과 차우찬을 어떻게 쓸지 경기 흐름에 따라 결정할 것 같다. 두 선수 모두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즉 미출장 선수에 윌슨과 차우찬의 이름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동시 출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일단 4차전 미출장 선수는 3차전 선발 등판했던 케이시 켈리만 확정됐다.
4차전 선발 투수는 임찬규로 예고된 가운데 임찬규 뒤에 어떻게 투수 운영을 펼칠지가 관건. LG 입장에서는 4차전을 패하면 내일도 없다. 임찬규가 최대한 버텨준 뒤 불펜진을 운영한다면 최상이겠지만 어떤 변수라도 대비를 해야 한다. 윌슨과 차우찬이 불펜 대기를 하는 것은 LG에도 모험이다. 5차전 선발 투수가 없지만, 5차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기 때문. 이러한 전략은 선수단에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선수단 전체에 심어줄 수 있다. 대신 키움에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최후의 시리즈인 한국시리즈 외에는 포스트시즌 경험이 없다. 하지만 단기전의 승부사인 것은 확실하다. 삼성 소속으로 치렀던 6년 전 2013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가 대표적. 삼성은 당시 두산에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뒤지며 패권이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벼랑 끝에 몰렸던 5차전에서 2차전 선발 투수, 그리고 6차전 선발 예고가 됐던 릭 밴덴헐크를 불펜으로 투입해 2이닝을 소화시키는 초강수를 두면서 7-5 재역전승을 일궜다. 그리고 이 초강수는 시리즈 흐름 자체를 바꿨다. 이어진 6차전 밴덴헐크가 예정대로 선발 등판했고 팔 근육통으로 내려가는 악재가 겹쳤다. 그러나 4차전 선발 투수였던 배영수를 곧장 투입, 불펜 데이로 상황을 타개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렸다. 결국 마지막 7차전까지 승리, 벼랑 끝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기적을 연출했다.
비록 한국시리즈가 아닌 준플레이오프 무대지만 6년 전을 떠올리게 하는 류중일 감독의 현재 상황이다. 벼랑 끝에 몰린 류중일 감독은 윌슨과 차우찬의 불펜 대기라는 최후의 승부수로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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