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스에게 FA 일임한 류현진, '7년 인연' 다저스 떠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10 17: 20

LA 다저스의 허무한 가을야구 조기 탈락으로 류현진(32)도 생각보다 일찍 시즌을 마감했다. 어쩌면 다저스와의 7년 인연도 이렇게 끝날 수 있다. 
류현진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19 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5차전에서 소속팀 다저스가 워싱턴 내셔널스에 3-7 역전패 당하는 모습을 덕아웃에서 지켜봤다. 이날 패배로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조기 탈락. 이날 다저스 승리시 이틀 뒤 12일 있을 NLCS 1차전 선발등판을 준비하던 류현진도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경기 후 한국 취재진과 만난 류현진은 한 시즌을 담담히 돌아봤다. 그는 “이쉽다. 선수들 다들 고생했는데 (기대했던) 충분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시즌 때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모든 선수들이 아쉬울 것이다”고 말했다. 

연장10회말 다저스 류현진이 더그아웃에 앉아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soul1014@osen.co.kr

자연스럽게 FA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시즌 후 1년 1790만 달러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다저스에 잔류한 류현진은 월드시리즈가 끝나면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해처럼 소속팀 다저스로부터 퀄리파잉 오퍼도 받을 수 없는 신분이라 완전한 FA가 된다. 
어쩌면 이날이 다저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류현진은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른다. 에이전트와 상의할 것이다”며 FA로서 가장 고려할 부분에 대해서는 “나를 인정해주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명분과 실리를 떠나) 나를 (얼마나) 생각해주는지만 보겠다”고 말했다. 
스캇 보라스가 스트라스버그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러면서 류현진은 줄곧 “에이전트가 알아서 잘할 것이다”고 말했다. 잘 알려진 대로 메이저리그 최고 ‘거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가 류현진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보라스는 이번 NLDS 다저스 홈경기 때마다 구장을 찾아 류현진과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등 FA가 될 수 있는 자신들의 고객을 체크했다. 
보라스는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수많은 스타 선수들에게 대박 계약을 안기며 구단들에겐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한다. 올 겨울 ‘투타 FA 최대어’ 게릿 콜(휴스턴)과 앤서니 렌던(워싱턴) 등을 보유 중인 보라스는 사이영상 유력 후보로 인상적인 시즌을 보낸 류현진도 적극 세일즈할 전망이다. 
지난 2012년 시즌 후 한화 이글스에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7년간 파란색 유니폼을 벗지 않았다.류현진은 ‘다저스에 정이 많이 들었을 것 같다’는 질문에 “선수들이 그리울 것이다. 코칭스태프도 똑같다”며 “어린 선수들도, 베테랑 선수들도 다들 잘했다. 덕분에 7년 연속 가을야구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다저스 선수 중 그보다 오랫동안 팀에 머문 선수는 클레이튼 커쇼, 켄리 잰슨 2명뿐이다. 과연 내년에도 류현진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까. 보라스에게 FA 관련 일을 모두 일임한 류현진의 겨울 행보가 주목된다. /waw@osen.co.kr
경기종료 후 류현진이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한채 아쉬워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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