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이나 팀의 위기를 구하기 위해 나섰던 박충균(46) 감독과 톈진 톈하이의 마지막은 결국 새드 엔딩이었다.
중국슈퍼리그(CSL)의 톈진 톈하이는 지난 8일 오후 구단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박충균 감독의 사임을 발표했다. 톈진은 “박충균 감독이 더 이상 톈진을 이끌지 않게 됐다”라면서 “박 감독이 미래의 커리어와 생활이 잘 풀릴 수 있도록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박충균 감독의 후임으로는 리우쉐위가 공식적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과거 K리그 수원 삼성에서 수비수로 활약했던 리웨이펑 톈진 단장이 실질적으로 팀을 지휘할 예정이다. 리웨이펑이 P급 지도자 라이센스를 취득할 때까지 이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톈진 톈하이 웨이보](https://file.osen.co.kr/article/2019/10/11/201910111134772808_5d9fecf80b4da.jpg)
박충균 감독은 지난 4월 선상푸 감독의 후임으로 톈진의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 말미 톈진 취안졘(톈진 톈하이의 전신)이 강등 위기에 몰렸을 당시 임시 감독으로 부임해 팀을 멋지게 잔류시킨 바 있다. 톈진은 당시 좋은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팀의 긴급 소방수로 박충균 감독을 선택했지만 그 끝은 경질이었다.
중국 언론은 박 감독의 경질은 예견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 축구 전문지인 ‘축구보’는 박 감독을 “감독으로 독립해 제대로 된 경력이 없는 인물”리아고 평가하면서 “톈진이 중요한 시기에 지휘봉을 잡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매체는 박 감독의 실패 원인을 “선수 기용, 현장 지휘에서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부터 소통 없는 통제와 선수단 장악 실패”로 분석했다.
박 감독은 톈진에서 보낸 기간 줄곧 전술과 선수 기용에 대해 잡음을 일으켰다. 팀의 주축 공격수인 알란과 헤나티뉴는 박 감독의 전술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편 톈진의 실패가 온전히 박충균 감독의 잘못만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박 감독 후임으로 팀을 이끌고 있는 리웨이펑 톈진 단장이 이번 시즌 내내 구단의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중국 축구 사정에 능통한 관계자는 "리웨이펑 정신적-금전적으로 여러가지 고생을 하게 만들었다”라면서 “박 감독은 톈진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리웨이펑이 내분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미 구단 업무 전반을 장악한 리웨이펑은 이제 선수단을 직접 지휘하며 톈진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리웨이펑은 팀을 지휘하자마자 ‘시나스포츠’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어떠한 선수도 감독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선수단 장악에 나섰다.
또한 리웨이펑은 박충균 감독의 흔적을 차근차근 지우며 선수단 장악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나스포츠은 “리웨이펑은 박충균 감독이 영입했던 레오나르도와 송주훈은 다음 리그 경기부터 팀 전력에서 제외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raul164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