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초 옐로 카드 2장, 그리고 퇴장. 우즈베키스탄 선수의 기가 막힌 광속 퇴장이 방송 중계진조차 당황하게 만들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11일 오후 8시 30분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이날 한국은 전반 20분 상대 공격수 야크시바에프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36분 김재우의 득점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1-1인 전반 40분 우즈벡의 오이벡 로스타모프가 퇴장당하며 한국은 수적 우세를 잡았다. 이후 일방적인 공세 끝에 후반 25분 오세훈의 헤더 골로 2-1 앞서갔다.
경기를 뒤집은 김학범호는 5분 후 김진규가 정우영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터트리며 완승을 자축했다.
한국은 전반 40분 우즈벡 오이벡 루스타모프의 퇴장으로 빠른 시간에 수적 우세를 가질 수 있었다. 재미있게도 이 장면에서 다이렉트와 경고 누적 퇴장이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당시 중국의 센이하오 주심은 먼저 옐로 카드를 들어올린 다음 레드 카드를 들어올려 퇴장을 지시했다. 이 과정서 중계진이 옐로 카드를 확인하지 못해 다이렉트 퇴장이라 착각한 것.
사건을 재구성해보면 전반 39분 한국의 코너킥부터 시작된다. 당시 방송 카메라는 왼쪽 코너에서 킥을 준비하던 김동현에 맞춰졌다.
루스타모프는 박스 안의 경합 과정에서 옐로 카드를 받았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코너킥 수비 도중 우리 선수를 무모하게 잡아 당겨서 '반스포츠적' 행위로 경고를 받은 것으로 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공격을 차단한 우즈벡은 바로 역습에 나섰지만 하프라인서 저지됐다. 코너킥 수비 이후 공격에 가담한 루스타모프는 흥분한 채 강윤성에게 달려들어 옐로 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것이다.
루스타모프가 2장의 옐로 카드를 받는데 걸린 시간은 약 40여초에 불과했다. 첫 옐로 카드를 확인하기도 전에 두 번째 옐로를 받아 퇴장당한 경우라 중계진이 착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러한 광속 퇴장 해프닝은 방송 중계진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다이렉트 퇴장이 아닌 경고 누적 퇴장이라고 정정하며 마무리됐다.
경기 후 우즈벡의 류빈코 드루로비치 감독은 "심판 판정을 존중한다. 그러나 1분 사이에 옐로 카드를 두 장이나 받았다. 첫 번째 옐로 카드는 경고감이 아니었다고 본다. 두 번째는 정당했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도 우즈벡은 거친 플레이로 아쉬움을 남겼다. 후반 1분 아브로벡 이스마일로프가 김동현을 손으로 넘어트린 다음 뛰어 올라 축구화 스터드로 김동현의 허벅지를 밟기도 했다.
40여초 광속 퇴장부터 고의성이 보이는 공격까지 우즈벡 어린 선수들의 매너가 아쉬운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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