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미리 세운 3가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과제를 남겼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이 지난 11일 오후 8시 30분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에서 3-1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전반 20분 상대 공격수 야크시바에프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36분 김재우(부천)의 득점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수적 우세 상황에서 후반 25분 오세훈(아산)이 헤더 골로 2-1 앞서갔다. 5분 후 김진규(부산)가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넣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오는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조별리그 C조에서 김학범호와 맞붙는 상대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한국은 우즈베키스탄과 자주 만나는 사이다. 10경기에서 만나 8승 1무 1패로 한국이 압도적 우세지만 매번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우즈베키스탄 친선 2연전에서 3가지 목표를 세웠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취재진과 만나 “첫째 선수들의 경기력을 체크하고 향상시키는 것이다. 둘째 우즈벡전에서 어떤 선수가 능력을 발휘할지 보겠다. 셋째, 상대분석을 준비하는 것”이라며 경기의 목표를 밝혔다.

▲ 경기력은 ‘미완성’
김학범 감독이 강조한 것 가장 첫 번째 과제는 선수들의 경기력 체크다. 김학범호에는 K리그를 비롯한 아시아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가장 많다. 대부분 시즌 막판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독일에서 장시간 이동한 정우영의 컨디션도 확인해봐야했다.
역시 선수들의 경기력은 완벽하지 않았다. 특히 스리백의 수비 조직력이 다소 엉성한 면이 있었다. 전반 상대 선제 실점하는 장면에서 스리백의 좌우 스토퍼들의 실수가 나왔다. 장민규의 패스 미스로 기회를 내줬고, 김재우가 야크시바에프에 돌파를 허용하며 골을 내줬다.
김학범 감독 역시 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만족스러운 부분은 별로 없었다.”라며 “습관적으로 횡패스, 백패스를 하는 등 자신감 없는 모습은 질책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리백과 윙백의 호흡이 잘 안맞았는데 갈수록 좋아질 것”이라며 오는 14일 더 나은 경기를 할 것이라 예고했다.

▲ 기대에 부응한 정우영
이날 가장 큰 기대를 모은 선수는 정우영이었다. 인천대건고등학교(인천 U-18) 졸업 후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국내팬들이 정우영의 플레이를 제대로 감상할 기회가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엔 소속팀 일정 때문에 불참했고, 지난 9월에는 상대팀 시리아의 여권 문제로 친선전이 취소됐다.
정우영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정우영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정우영은 팀의 전술 변화에 맞춰 팀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투입된 얼마 지나지 않아 오세훈에 센스있는 패스를 내주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정우영은 이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며 팬들의 뇌리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후반 24분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기가 막힌 컷백으로 김진규의 쐐기골을 도왔다.
▲ 김 빠진 상대 분석-전력 노출은 최소화
김학범 감독이 이번 친선 경기에 세운 가장 큰 목표였지만 경기 내용이 다소 허무했다. 전반 막판 상대 미드필더 구스마토프가 연속적으로 경고를 받으며 퇴장 당했기 때문이다. 이후 경기는 급격하게 한국 쪽으로 기울었고 경기는 한국의 3-1 완승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김학범 감독은 상대를 분석하는 데에 부족함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이미 우즈벡 전력을 80% 정도 파악한 상태”라면서 “성인대표팀에 차출된 3명만 확인하면 된다. 전체적인 패턴은 똑같은 팀”이라고 평가했다.

동시 김 감독은 상대방을 교란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비주전으로 평가되는 선수들을 이날 대거 선발에 포함시켰다. 송범근, 김동현 등이 출격했지만 김대원, 정승원은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김 감독은 “1차전은 베스트와 서브를 반반 섞었다”라고 설명했다./ raul1649@osen.co.kr
[사진] 화성=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