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보다 한발 더" '82년생 김지영' 공유X정유미, 희망으로 본 젠더이슈(종합)[Oh!쎈 현장]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0.14 17: 53

배우 공유와 정유미가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젠더 이슈를 희망적으로 풀어냈다. 
14일 오후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 제공배급 롯데, 제작 영화사 봄바람)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공유, 정유미와 김도영 감독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82년생 김지영'은 1982년에 대한민국 서울에 태어나 살아왔고 현재의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 분)의 삶을 그린 영화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제도적 차별이 사라진 현재까지도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남녀 차별적 요소가 작동하는 사회를 다룬다. 

김도영 감독은 연출 및 각색의 주안점을 둔 부분에 대해 "원작이 너무 화제가 됐고 관심,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이 작품을 연출할 때 '어떻게 좋은 서사로 관객과 만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제가 맡았을 때 이미 초고가 나와 있었는데 초고에서는 조금 더 사회적 의제, 원작이 이야기하는 바를 집요하게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할 때 이 작품은 '자신의 말을 잊은 여자가 자신의 말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영이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종국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방향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는 원작보다 조금 더 밝고 희망적인 전개로 관객들에게 에너지를 선사한다. 이와 관련 김도영 감독은 "원작에선 조금 씁쓸한 현실을 보게 된다. 그런데 시나리오로 만들 때 2019년을 살아가는 김지영에게 '괜찮다, 더 좋아질 거야'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지영이 엄마보다는 지영이, 지영보다는 딸 아영이 조금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다행히 제 첫 관객이 돼주신 작가님이 '소설보다 한발 더 나아간 이야기’라고 해주셨다. 그리고 제게 이 영화로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문자를 보내주셔서 그 문자 자체가 선물이 됐고 굉장히 안도하고 기뻤다"고 밝혔다. 
원작 소설은 배우들에게 좋은 참고 자료가 되기도 했다. 정유미는 "시나리오로 이야기를 먼저 접하고 촬영을 앞둔 시점에 소설을 읽었다. 각색하면서 모든 장면이 영화에 나왔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연기 전에 소설에서 구체적으로 나온 부분들을 읽어가면서 다시 시나리오를 만나면서 연기했다"며 감상평을 남겼다.
공유는 "소설의 존재는 당연히 알았지만 배우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먼저 봤다. 선입견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다 보고 이후에 책을 봤다. 느끼는 감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영화에서 어떻게 만들어질까를 상상해봤을 때 배우가 들어가고 얼굴, 표정 눈빛을 화면으로 봤을 때 소설에서는 섬세하게 느낄 수 없는 결들을 불어넣어줄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하면서 소설을 봤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느끼는 게 크게 다르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 가운데 정유미는 "사실 저는 30대 여자이긴 하지만 지영이 같은 삶을 살아보진 않았다. 그래서 어떤 공감보다는 이 캐릭터를 잘 표현함으로써 이야기를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주변 분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지내시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많더라. 신경 썼던 부분은 어렵거나,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부분에서는 소설에서 구체적으로 묘사된 단락들을 읽어가며 감독님께 여쭤가며 촬영했던 것 같다"며 연기하며 힘준 부분을 강조했다. 
공유 또한 "제가 어떻게 보면 사람들은 잘 모를 수 있는 소소한 평범함들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잘 모르실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힘든 영화일 수도 있지만 어떻게 보면 캐릭터가 바닥에 닿아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굉장히 가벼운 몸으로 영화에 임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던 것 같고, 배우로서 이런 면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 공감된다는 얘기지만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장면들은 마지막에 지영이 본인의 목소리를 낼 때 엄청 좋았다. 그때 김지영의 대사가 잊히지 않는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씬이 잊히지 않더라. 누군가 세상을 향해 이야기하는 듯한 한 사람의 목소리 같아서 좋았다. 가족 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다. 다른 가족 분들의 씬이 너무 좋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도영 감독은 "화목해보이는 가족 안에서도 그런 아픔, 상처가 일어날 수 있고 사회, 시스템 , 문화 관습, 그런 것들이 더 집힐 수 있을 거라고 봤다. 개인의 캐릭터로 그 사람이 상처받기 보다는 사회적 배경, 풍경들에서 그런 부분을 짚고 싶었다. 그게 원작이 말하고 있는 의도와 굉장히 가까운 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유사 이래 젠더 갈등이 최대 이슈로 자리잡은 시기. '82년생 김지영'이 풀어낸 희망적인 화법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10월 23일 개봉 이후 관객들의 반응에 이목이 쏠린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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