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재 감독이 이끄는 부천 KEB하나은행이 개막전에서 활짝 웃었다.
KEB하나은행은 19일 오후 5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20 WKBL' 개막전 부산 BNK썸과 홈경기에서 2쿼터에 폭발한 강이슬과 4쿼터 막판 3점 쐐기포를 쏘아올린 고아라를 앞세워 82-78로 승리했다.
첫 테이프는 잘 끊었다. 하지만 시즌은 길다. 이제 30경기 중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날 첫 선을 보인 외국인 선수 마이샤의 활약에 관심이 쏠렸다. 마이샤는 전체 3순위로 뽑혔다. 188cm의 포워드 자원이다. KEB하나은행에서는 골밑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마이샤는 팀 합류가 늦어지면서 이 감독의 애를 태웠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챔피언결정전을 소화하면서 입국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마이샤는 개막전 전날 새벽에야 도착, 저녁 때 한 번 호흡을 맞춘 게 전부였다.
이 감독은 경기 직전 마이샤에 대해 "전날 새벽에 온 것 치고는 생각보다 몸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얼마나 뛰어주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면서도 "적응에는 좀 걸릴 것 같다. 팀을 이해하고 몸이 따라줘야 한다. 30경기가 있으니 점점 맞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샤는 1쿼터에서 우려대로 1득점 4리바운드로 눈에 띄지 않았다. 혼자 해결하려는 성향 때문에 공격 흐름을 끊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3쿼터 들어 6득점 3리바운드로 조금씩 자신감을 찾더니 동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기종료 14초를 남기고 79-76으로 앞선 상황에서는 고아라의 3점포를 어시스트, BNK썸의 맹추격을 무력화시켰다.
이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는 일단 스피드에 방점이 찍혀 있다. 속공 즉 농구 트랜지션이 원활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경기기록을 살펴보면 KEB하나은행은 이를 잘 실천했다. 속공에 있어 17-4로 BNK썸을 압도했다. 물론 계속된 속공에 요구되는 체력과 수비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상대의 늘어난 공격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런 이 감독의 요구에 강이슬과 고아라 역시 "공격 페이스를 올려 슛을 자주 시도하고 잘 뛰는 것을 추구하다보니 더 좋은 방향으로 플레이가 진행되는 것 같다. 저 역시 속공 때 슛이 더 좋다. 그런 감독님의 스타일에 잘 맞아 떨어진다"고 입을 모아 선수들로부터도 긍정적인 공감대를 마련해 놓은 상태다.
마이샤는 이제 이런 이 감독의 뜻에 맞도록 적응해 가야 한다. 이 감독은 경기 후 "몸놀림이 좋았다. 상대 단타스보다 순간적인 높이는 높더라. 손발이 안맞는 건 맞춰가면 될 것 같다"면서 "드리플 때 하프라인을 빨리 통과하고 외곽 빈자리를 빨리 찾는다면 좀더 강해질 것 같다. 속공도 많이 시도했고 전체적으로 잘된 것 같다"고 일단 긍정적으로 봤다. /letmeou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