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년생' 신형민, '닥공' 전북 중원 마에스트로 [Oh!모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9.10.22 05: 42

1986년생 신형민이 2000년생 이수빈을 완벽하게 지워내며 전북의 우승도전을 이끌었다. 
전북 현대는 지난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라운드 A 포항스틸러스에 3-0으로 승리했다.
올 시즌 전북은 포항만 만나면 즐거웠다.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반면 포항은 올 시즌 대구와 함께 전북전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경기를 준비하던 양팀 사령탑의 온도차도 컸다. 전북 조세 모라이스 감독은 유리한 상황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였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반전을 일구겠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전북의 약점으로 생각한 것은 전북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이었다. 신형민을 압박하며 얻은 뒷공간을 파고들며 기회를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김기동 감독은 신형민과 인연이 깊다. 포항에서 한솥밥을 먹을 때 룸메이트였다. 신형민은 자신 보다 15살 많은 김기동 감독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어렸던 신형민도 어느새 K리그에서 고참이 됐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클 나이였다. 
그러나 김기동 감독의 예상과는 다르게 신형민은 펄펄 날았다. 전반서 신형민은 포항의 정재용과 이수빈과 맞서 전혀 휘둘리지 않았다. 안정된 포백 수비진 앞에 포진한 신형민은 상대의 역습을 잘 막아냈다. 또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도 연결하며 안정적인 공수 조율을 펼쳤다. 
반면 김광석이 빠진 포항은 배슬기가 대신 출전했지만 공백이 생겼다. 첫 번째 실점 상황서 포항은 배슬기가 무리한 플레이를 펼치며 볼을 상대에게 내줬고 실점의 빌미가 됐다. 
전북 수비는 불안했다. 최철순이 부상을 당해 전반에 교체됐고 이주용이 대신 출전했다. 그러나 수비진 앞에서 안정적으로 버틴 신형민의 활약에 힘입어 실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후반 4분 문선민의 추가골도 신형민이 시발점이었다. 중원에서 태클로 신형민이 볼을 따냈고 전방으로 달려가던 문선민에게 연결했다. 문선민은 상대 진영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신형민은 자신 보다 14살 어린 이수빈을 완벽하게 지웠다. 올 시즌 K리그 1 최고 신인중 한 명인 이수빈은 신형민을 만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김진수에게 지워진 완델손과 함께 이수빈이 14살 많은 신형민에게 지워지면서 경기 분위기는 전북이 이끌었다. 
경기 후 신형민은 "항상 파이널라운드 이전에 제일 높은 곳에서 시작을 했는데 따라가는 처지에 놓이니까 동기부여가 강하다. 항상 우승을 했던 팀인데 따라가고 있어서 선수들이 의기투합해 준비를 많이 했다. 남은 4경기 승리로 마무리해서 자력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팬들이 경기장에 찾아오시면 팬들이 실망하시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그는 "뒤에서 따라가다보니까 선수들끼리 동기부여가 전보다 더 확고하게 된다. 저희가 상위 팀들하고 경기는 나쁜 적이 없었다. 파이널라운드에선 결정 지을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의지를 다졌다.
한편 신형민은 "팀이 우승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이 저나 수비들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4경기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욕심 없이 팀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 10bird@osen.co.kr
[사진]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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