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박병호는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타율 3할7푼5리(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4경기 중 3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포스트시즌 통산 10홈런 고지에 올랐다. 하지만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는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타점으로 침묵했다.
한국시리즈 1·2차전에서도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최근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 무홈런이다.

다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1차전에서 4타수 2안타 1타점, 2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2경기 연속 적시타를 날렸다. 2경기에서 나온 안타 3개 중 2개가 2루타였다. 2경기 모두 KBO리그에서 홈런을 때려내기 가장 어려운 잠실구장에서 치렀기 때문에 홈런을 치기 쉽지 않았다.
25일 한국시리즈 3차전이 열리는 고척스카이돔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은 아니다. 하지만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기간 고척돔에서 2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올 시즌 박병호가 기록한 33홈런 중 13개가 고척돔에서 터뜨린 홈런이다.
키움은 한국시리즈 첫 2경기에서 모두 끝내기 패배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6승 1패로 한껏 올라왔던 상승세가 꺾였다. 그렇지만 전체적인 타선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2경기에서 11득점을 뽑아내며 경기당 5.5득점을 기록했다. 4번타자 박병호가 장타를 때려줄 수만 있다면 충분히 대량득점도 기대할만하다.
박병호는 포스트시즌 역대 최다홈런 공동 4위(홍성흔, 최정, 이호준, 이범호)에 올라있다. 박병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선수 중 현역선수는 최정이 유일히다. 그리고 최정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올해는 더 이상 가을야구에서 홈런을 칠 기회가 없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려낸 타자는 이승엽(14홈런)이다. 우즈(13홈런)와 박정권(11홈런)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박병호가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서 홈런을 몰아친다면 이승엽의 기록을 경신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리즈를 더 길게 끌고가야 한다. 내리 2패를 당한 키움은 자칫 잘못하면 4경기만에 한국시리즈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박병호는 남은 한국시리즈에서 호쾌한 홈런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