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대부와 먹방 대모가 만났다. 코미디언 이경규와 이영자가 '신상출시 편스토랑'으로 방송 인생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며 믿고 보는 예능 라인업을 만들었다.
25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사옥 신광 국제회의실에서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의 제작발표회가 치러졌다. 이 자리에는 MC 이경규와 이영자를 필두로 고정 멤버 배우 정일우, 진세연, 방송인 김나영 그리고 가수 이승철이 참석했다. 출연진은 프로듀서 강봉규 PD, 연출을 맡은 황성훈 PD와 함께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맛.잘.알(맛을 잘 아는)' 6인의 스타들이 혼자 먹기 아까운 필살 메뉴를 공개하고,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로 전국 편의점에서 신상품을 실제 출시하는 예능이다. 편의점으로 장소만 옮긴 단순한 먹방이나 쿡방이 아닌, 스타들의 취향과 요리 솜씨가 담긴 신상품 출시를 걸었다는 점에서 서바이벌에 대한 긴장감 나아가 편의점에서 만나는 시민들의 희로애락을 전하며 힐링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은 이경규와 이영자의 만남으로 기획 단계부터 방송가의 큰 관심을 끌었다. 자타공인 예능 대부 이경규와 먹방 대모 이영자가 한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게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 여기에 처음으로 예능에 고정 출연하는 정일우, 진세연까지 캐스팅 라인업부터 신선함과 호기심을 더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이경규는 "방송 활동을 같이 한지는 몇 십년 됐는데 이영자와 함께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건 서로 성격이 잘 맞지 않고, 그렇다고 특별히 맞춰서 할 이유도 없었다"며 재치 있게 운을 뗐다. 그는 "그저 하늘이 주는 뜻대로 하다 보니 언젠가 만날 것이라 생각하며 가지고 있는 카드였다"며 "조금 더 나이를 먹을 때 이영자를 데리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빨리 카드를 쓰는 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해보니까 정말 잘한다. 분위기 돋우는데 최고고 유머도 정상급이다. 프로그램 같이 하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니 기분이 좋고 즐겁게 녹화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 경쟁 프로그램이다. 서로 음식을 놓고 하는데 아무것도 아닌 게 엄청나게 신경 쓰인다. 한 주, 한 주 최선을 다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영자와 함께 하는 유쾌한 심경을 강조했다.
이영자 또한 "저는 이경규 선배님을 '몰래카메라’로 신인 때 처음으로 봤다. 그 당시만 해도 이경규 선배라는 대스타가 저 같은 신인에게 몰래카메라를 할 줄 몰랐다. 그래서 제가 했던 '택시’에서 한번 뵀고 고정적으로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회상한 뒤 "그런데 되게 설렌다"고 화답했다.

특히 이영자는 "저도 나이가 몸집만큼 많아서 두툼하다. 이제는 다 후배다. 신인 때는 선배님들 눈치가 보였는데 이제는 후배님들 눈치가 많이 보인다. 괜히 내 눈치를 봐서 더 하지 못하면 어떡하나 싶다. 그런데 처음으로 오빠랑 해보는 거다. 너무 편하다. 내가 조금 실수해도 '오빠잖아, 참아’라고 할 수도 있고. 그래서 처음으로 대들어본다"고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다른 데서는 신동엽, 전현무 같은 친구들 눈치 보느라 바쁘다. 그런데 이 오빠도 나를 거부할 수 없는 나이이고, 마음 놓고 뒤에서 까불어도 되는 것 같아서 여고 시절처럼 같이 하고 있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영자는 "선배님과 같이 하니까 역시 이경규 선배님이 대단하다. 제가 말 100마디 하면 단 2마디만 하면서도 급소만 찌른다. 그래서 상업적이라고 했다. 웃음도 상업적이고 가성비가 있다. 그게 장점이라면 단점은 굳이 따지자면 피곤해한다. 한 번에 3회 녹화를 계속하는데 자기 것만 관심이 있다. 자기애가 심하시다. 그게 단점이다"라고 덧붙여 이경규의 두 손 두 발을 들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이경규와 이영자는 '편스토랑' 제작발표회 내내 티격태격하며 남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했다. 이영자가 특유의 입담으로 달변가의 기질을 뽐낼 때, 이경규는 지친 표정을 지으며 "짧게 해"라고 말하며 면박과 웃음을 동시에 주는 식. 제작발표회 현장도 예능 스튜디오로 만드는 두 예능 거물의 만남이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강봉규 PD는 "여기 계신 출연진 섭외 이유는 분위기만 보셔도 아실 것 같다"고 자부했다. 그는 "음식, 먹방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이영자, 이경규 두 분이 그 분야에서 대모, 대부 격이었다. 두 분이 함께 하신 프로그램이 없다는 게 재미있었다. 저희 제작진이 삼고초려해서 모시게 됐다. 두 분이 흔쾌히 승낙해주셨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든든한 두 거물의 조합에 정일우와 진세연도 기대감과 만족감을 표했다. "시청자 분들께 조금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에 출연했다"는 정일우는 "두 선배님이 든든해서 더 출연하기 쉽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진세연은 "저도 예능이 첫 고정인데 드라마랑 분위기가 달라서 저도 모르게 신난 모습을 보여드리고 있다. 일단 프로그램 자체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만남만으로도 기대를 모으는 이경규와 이영자의 '편스토랑'이 어떤 성적표를 받을까. 오늘(25일) 밤 9시 45분 첫 방송에 이목이 쏠린다. / monami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