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부산.’ 대한민국 2대도시 ‘부산’을 가장 잘 표현해주는 캐치프레이즈다. 도시는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사람들은 부산스러울 정도로 활기차다. 그러나 부산은 2위를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는 우리네 문화 속에서 가장 마음 상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런 부산에서 한국 유일의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회가 열리고 있다. 작년까지는 한국의 LPGA 대회는 인천 영종도에서 열렸다. 여전히 서울-수도권역에 속하는 동네다.
대회 주최사가 KEB하나은행에서 BMW코리아로 바뀌면서 대회 장소도 수도권을 떠나 부산시 기장군으로 옮겨왔다. BMW코리아는 국내에서 벌어지는 LPGA 대회의 새 주최사가 되면서 BMW코리아가 추구하는 철학들을 골프 대회 전반에 이식하고 있다.

▲작은 모터쇼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9(BMW Ladies Championship 2019)’가 열리고 있는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6,726)은 ‘작은 모터쇼’를 방불케 한다. 경기장을 찾는 갤러리들은 셔틀버스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갤러리 플라자’를 통과하도록 동선이 짜였다.
평상시 골프장 내방객 주차장으로 쓰이는 널찍한 공간이 갤러리 플라자로 변신했다. 대형 관문을 통과하면 가장 먼저 BMW의 최상위 럭셔리 클래스 차량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아직 국내 공식 출시도 안한 BMW 8시리즈, 대형 세단 7시리즈, 대형 SUV X7이 나란히 전시 돼 있다. 이 차들은 각각 6번홀, 13번홀, 16번홀 홀인원 부상으로도 내걸렸다.
좀더 안으로 들어오면 M5와 X4가 전시 된 M존, 화려한 자태를 자랑하는 BMW의 프리미엄 전기차 i8, 야성을 자극하는 로드스터 Z4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좌측으로는 대회 후원사들이 주축이 된 각종 이벤트존이 갤러리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 참가비 5,000원을 내는 퍼팅 이벤트장은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문전성시다. BMW 오너들을 위한 ‘오너스 라운지’가 갤러리 플라자 우측에 마련 돼 간단한 케이터링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부산은 매 2년마다 모터쇼가 열리는 도시이기도 하다. LPGA 인터내셔널 부산의 갤러리 플라자는 부산 시민들에게 이미 낯익은 ‘작은 모터쇼’장이다.
▲한국적인 코스
LPGA 인터내셔널 부산은 부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의 새로운 이름이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위해 건설 된 골프장이 이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2019’를 위해 이름까지 바꿨다. 부산시가 이번 대회에 쏟고 있는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골프 코스는 지극히 한국적이다. 야트막한 동산들을 굽이굽이 돌아나가는 코스들이 대종이다.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에겐 낯선 코스일 수 있다. 작년까지 대회장으로 사용된 영종도 스카이72와도 완전히 색깔이 다르다. 고진영이 말했듯이 “장타보다는 정확도를 갖춘” 선수들에게 유리한 코스다.

그런데 ‘한국적인 코스’는 더 이상 ‘부족함’의 동의어가 아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코스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세계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제 2라운드를 지나고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 치러진 종래의 LPGA 대회보다 KLPGA 소속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단순히 LPGA 대회를 국내에 유치한 것에 머무르지 않고, KLPGA와 LPGA 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의 취지와 맞아떨어진다.
▲글로벌 기업, 그리고 부산시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중계되는 LPGA 대회이다 보니 서브 스폰서 기업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국내 기업 중엔 대한항공이 후원사로 참여했고, 글로벌 기업으로는 롤렉스, 나이키, 스와로브스키, 쉘(Shell), 에딩거 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이들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지자체가 있다. 부산시다. 티샷 백보드에는 ‘다이내믹 부산’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부산시 광고 배너가 심심찮게 중계 카메라에 비친다. 부산시에서 LPGA 대회에 준하는 국제대회가 열린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2002년 아시안게임, 2002년 월드컵 부산경기 정도가 그나마 최근의 기억이다. 중계규모로만 보면 아시안게임을 넘어서는 대회가 LPGA 투어다. 부산시가 발벗고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다.
▲ 세계로 통하는 가교, 부산 & BMW
부산과 BMW는 ‘글로벌’이라는 이름으로 연결 돼 있다. 부산 시내, 특히 해운대 권역을 거닐다보면 어렵지 않게 외국 관광객과 마주친다. 서울의 명동거리나 홍대인근 만큼은 아니더라도 ‘다이내믹 부산’을 만끽하려는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부산이다.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대한민국 시장을 ‘글로벌 바로미터’로 삼는다. 한국에서 먹히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한다는 법칙이 자동차 업계에 상식처럼 회자된다. 독일에 본거지를 둔 글로벌 기업 BMW도 대한민국 시장을 챙기는 마음이 각별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들 사이에선 특히 한국 시장이 더 큰 세계로 약진하는 관문이다.
‘부산’과 ‘BMW코리아’는 글로벌 마인드로 속내가 맞닿아 있다. LPGA 대회가 그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