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이 잘 된다면 후속작이 나올 것이다.(웃음)”
25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이달 30일 개봉을 앞둔 SF 액션영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된 가운데 제작을 맡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성공하면 속편을 만들려고 한다. 사라 코너에 대한 이야기를 더 하고 싶다”라며 이 같은 계획을 전했다.
지난 1984년 시작된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원작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자로서 컴백해 파격적인 액션 스타일을 자랑하는 팀 밀러 감독과 만났다.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방식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냈다. 원작의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하면서도 다섯 번째 시리즈의 독창성을 드러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는 심판의 날 그 후,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와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최강의 적 터미네이터 ‘Rev-9’이 벌이는 운명의 격돌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배우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을 맡은 ‘터미네이터’(1984)의 연출자로, ‘터미네이터2’(1991)의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그러나 3편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은 조나단 모스토우 감독이 연출했고, 4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감독 맥지, 2009)과 5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감독 앨런 테일러)에도 카메론이 참여하지 못했다. 6편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제작자로서 28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방금 전까지 다른 영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지금은 터미네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이 어색하긴 한데 제가 다시 ‘터미네이터’로 돌아온 이유는 권리를 가질 수 있게 돼서다. 미국의 복잡한 (저작권)법 때문에 힘들었다. 하지만 내가 (터미네이터의)권리를 갖게 됐다”고 제작자로서 복귀한 이유를 전했다.
그는 팀 밀러 감독과 과거부터 좋은 친구 사이였는데, ‘터미네이터’로 다시 한 번 영화작업을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고 털어놨다. “아티스트로서 터미네이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며 “옛날 84년만 해도 인공지능은 먼 미래의 일이었는데, 지금은 터미네이터 바로 직전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이 가능한 세대가 됐다. 하지만 저는 인공지능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생각을 아티스트적으로 풀어냈다”고 다섯 번째 시리즈의 방향성을 말했다.

그러면서 카메론은 “물론 그렇다고 해서 다크 페이트 편이 인공지능에 대한 철학을 많이 다루진 않는데 예전 캐릭터들을 불러와서 영화를 만들어가면서 인간과 기술에 대해 더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창조적으로 재탄생시키는 것.
“그 전에 있었던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어떻게 계승할지, 그러면서도 새롭게 만들고 비틀어보려고 했다. 팀 밀러 감독과 균형을 맞추려고 했는데 팀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래서 제가 감독을 푸시해 원작과 다르면서도 오리지널리티를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서로 밀고 당기며 어떤 것을 버리고 계승할지 얘기했다. 제가 무작정 ‘1편~2편처럼 만들자’고 한 게 아니라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균형을 맞춰 확장했다.(웃음)”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6편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다. “물론 후속작에 대한 계획이 있다. 캐릭터 대니, 그레이스, 사라 코너 등 인물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를 만들지에 대해 제작자로서 갖고 있는 생각이 있다”며 “이번에 잘 안 되면 이 영화 자체만으로도 좋은 이야기로 끝낼 수 있을 거 같다”고 밝혔다.
‘다크 페이트’ 편에서는 배우 린다 해밀턴이 맡은 사라 코너 역이 맹활약을 떨쳤다. “여성 서사를 택한 이유는 그간 여러 영화에서 남성 이야기가 많지 않았나. 제가 성별, 인종 등을 추가해 서사를 완성했다. 린다 해밀턴이 액션 전사 사라로 나온 게 주목할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액션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이 60대라는 건 생각해볼 수도 없는 일이었다. 특히나 액션물에서. 60대 여성이 액션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는 건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성공적으로 보여준 거 같다”면서 “개봉 후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굉장히 궁금하다. (시사회를 통해)리뷰를 받아보니 관객들이 사라 코너 캐릭터를 많이 좋아하는 거 같다. 예전 터미네이터와 똑같이 않게 만드는 게 중요했다”
이날 ‘노장 린다 해밀턴을 칭찬해달라’는 질문에 “영화의 완성본을 봤을 때 너무 놀랐다. 린다 해밀턴이 너무 파워풀하게 잘했다. 그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느껴졌다”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터미네이터로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두 캐릭터 모두 자랑스럽다. 아놀드는 심장 수술도 했는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제가 프로듀서로서 배우를 만났을 때 그들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린다 해밀턴의 캐스팅 과정도 살짝 귀띔했다. 자신이 그녀에게 직접 메일을 보내서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해야만 하는 이유와 반대로 한다면 손해볼 수도 있는 항목들을 자세히 적었다는 것.

제임스 카메론은 “린다 해밀턴이 사라 코너 역을 맡아야 했다. 그녀가 없으면 사라 코너 캐릭터도 없애려 했다. 다만 그녀가 배우로서 영화와 캐릭터에 흥미가 있다는 사실을 저희가 느껴야 했다”며 “제가 두 페이지짜리 이메일을 보냈다. 이 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와 이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등 장단점을 모두 담았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 결정하길 원했다.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 린다가 처음부터 하겠다고 하진 않았는데 ‘팀 밀러를 만나보겠다’라는 답변까지 제가 인도를 했다. 이후 팀 밀러 감독을 만나서 머리부터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저희는 영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2년간의 긴 여정에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한국 관객들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인사했다./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