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여성 배우의 파워풀한 액션이 미국 SF 액션영화를 주도적으로 이끈다는 게 놀랍지 않은가. 노장의 힘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무후무한 시리즈의 창조자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28년 만에 ‘터미네이터’ 시리즈에 복귀해 파격적인 여성 액션을 진두지휘했다. 그 가운데에는 배우 린다 해밀턴이 서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25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감독 팀 밀러, 수입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의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석해 복귀 소감 및 6번째 시리즈의 제작 방향을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세계적인 인기 배우로 올려놓은 ‘터미네이터1’(1984)의 연출자로, ‘터미네이터2’(1991)의 각본 및 연출까지 맡았었다.


그러나 3편인 ‘터미네이터3-라이즈 오브 더 머신’(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2003)부터 4편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감독 맥지, 2009) 및 5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감독 앨런 테일러, 2015)도 제임스 카메론이 참여하지 못했었다.
이에 제임스 카메론은 “미국의 (저작권)법이 복잡하고 어려워서 그동안 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제가 권리를 갖게 되어 연출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이로써 6편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제작자로서 28년 만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그는 “팀 밀러 감독이 먼저 계약하고 연출을 시작하고 있었고 저는 뒤늦게 합류했다”고 제작자로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카메론은 “이번 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그 전에 있었던 터미네이터의 모습을 계승하지만, 다시 창조해 비틀어보는 거였다”며 “균형을 맞추려고 했는데 팀 밀러 감독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많았다. 그래서 제가 감독을 푸시해 원작과 다르면서도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서로 밀고 당기며 어떤 것을 버리고 이어갈지 얘기했다”고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임스 감독은 “제가 팀 밀러 감독에게 1편이나 2편처럼 만들자고 강요한 건 아니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서로 아이디어를 오픈하면서 균형을 맞춰 확장했다”고 밝혔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는 미래에서 온 군인 그레이스(맥켄지 데이비스)와 터미네이터 'Rev-9'이 벌이는 운명의 대격돌을 그린다. 제임스 카메론이 복귀와 동시에 대담한 연출력을 자랑하는 팀 밀러를 직접 지목했다는 전언. 두 사람은 시나리오 초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협의하며 캐릭터들을 구축했다. 1편과 2편을 계승하면서도 독창적인 스토리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1편과 2편에서 평범했던 대학생이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전사로 변하는 사라 코너 역할은 시대를 앞서간 여성 캐릭터였다. 성장한 사라 코너가 독보적인 인물이기에 배우 린다 해밀턴이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고. 이에 제임스 카메는 “린다 해밀턴에 대해 작가와 감독과 얘기를 했는데 모두가 원했다. 린다 해밀턴이 사라 코너를 맡아야 했다. 그녀가 없으면 사라 코너 캐릭터도 없애려고 했다”고 깊은 신뢰감을 드러냈다.
이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터미네이너2’를 잇는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오리지널 배우들의 복귀가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사라 코너 역할을 린다 해밀턴에게 제안해 팀 밀러 감독과 함께 그녀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여성 서사를 택한 이유는 그간 여러 액션물에서 남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희는 성별, 인종을 추가해 새로운 서사를 완성했다. 린다 해밀턴이 액션 전사로 나온 게 주목할 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실 미국 액션 영화에서 여성 주인공이, 그것도 60대라는 건 생각해 볼 수 없는 일이었다. ‘다크 페이트’가 60대 여성을 주인공으로 삼은 일은 (편견과 관습을 깨고)성공적으로 보여준 거 같다.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굉장히 궁금하다. 개봉 전 리뷰를 받아보니 관객들이 사라 코너 캐릭터를 많이 좋아하는 거 같다. 캡틴 마블이나 원더우먼 캐릭터도 용감하고 멋지지만 30대로서 예쁘다. 여성 감독이 여성의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데, 저는 제 위치에서 저만의 얘기를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제임스 카메론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 “제가 린다 해밀턴에게 두 페이지짜리 이메일을 보냈다. 이 영화를 해야 하는 이유와 이것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등 장단점을 각각 담았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스스로 결정하길 원했다”며 “두 가지를 제시했는데 린다가 처음부터 하겠다고 하진 않았고 ‘팀 밀러를 만나보겠다’라는 답변을 받았다.(웃음) 이후 팀 밀러 감독을 만나서 머리부터 의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저희는 영화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그녀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 거라고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화의 완성본을 봤을 때 너무 놀랐다. 린다 해밀턴이 파워풀하게 너무 잘했다. 그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느껴졌다”면서 “아놀드 슈왈제네거도 터미네이터로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두 캐릭터 모두 자랑스럽다. 아놀드는 심장 수술도 했는데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 제가 프로듀서로서 배우를 만났을 때 그들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알고 있다. 정말 대단했다”고 칭찬했다.
개봉은 10월 30일./ watc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