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깬 4-0 시리즈, 하지만 역대급 명승부 연출 [KS]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26 21: 16

예상을 깬 4-0 시리즈였다. 결과만 놓고 보면 싱겁게 끝났지만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승부는 결코 싱겁지 않았다. 역대급 명승부였다. 
두산이 2019 한국시리즈(KS)를 단 4경기 만에 끝냈다.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S 4차전에서 키움과 연장 난타전 끝에 10-9 승리를 일궈냈다. 시리즈 전적 4전 전승, 역대 KS 8번째 4-0 시리즈를 장식했다. 
앞서 1987년 해태가 삼성을, 1990년 LG가 삼성을, 1991년 해태가 빙그레를, 1994년 LG가 태평양을, 2005년 삼성이 두산을, 2010년 SK가 삼성을, 2016년 두산이 NC를 KS 4전 전승으로 우승을 일궈낸 바 있다. 

연장 10회초 2사 3루 두산 선수들이 오재일이 적시타를 때리자 기뻐하고  있다./youngrae@osen.co.kr

KS 시작 전만 해도 예상 못한 결과. 키움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LG를 3승1패로 꺾은 뒤 플레이오프(PO)에서 SK에 3전 전승을 거두며 4일 휴식을 갖고 KS에 들어왔다.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무섭게 상승 흐름을 탔다. KS에 앞서 7경기를 치렀지만, 구원투수 전체를 효과적으로 나눠 쓰며 불펜 소모도 줄였다.
대등한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두산의 4-0 시리즈. 하지만 두 번의 끝내기 승부와 마지막 연장 승부까지 경기 내용은 치열했다. 1~2차전에선 두산이 끝내기로 힘겹게 이겼다. 역대 KS 최초 2경기 연속 끝내기 승부. 3차전도 팽팽한 흐름 속에서 두산이 5-0으로 잡았다. 
4회말 1사 2루 이지영이 땅볼때 2루주자 송성문이 협살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spjj@osen.co.kr
마지막이 된 26일 4차전은 명승부였다. 3회까지 3-8로 뒤져 패색이 짙었던 두산은 4회 1점에 이어 5회에만 타자일순으로 대거 5득점하며 9-8로 역전했다. 9회말 벼랑 끝에 몰린 키움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사 만루에서 김하성의 3루 땅볼 타구를 두산 허경민이 잡지 못했다. 포구 실책으로 9-9 동점,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키움이 극적으로 회생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두산이었다. 오재원이 중앙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오재일의 우측 2루타 때 결승 득점을 올렸다. 11-9 두산 역전승. 시리즈 전적은 4전 전승이었지만 매 경기 손에 땀을 쥔 두산 선수단과 팬들의 우승 희열은 두 배였다. 
KS 무대, 우승 경험이 풍부한 두산의 집중력이 키움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1차전 키움 김하성의 실책에 이어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 2차전 키움 투수 한현희의 폭투 다음에 나온 박건우의 끝내기 안타로 흐름을 탔다. 
연장10회초 2사 3루 두산 오재일이 재역전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이날 4차전에도 두산은 경기 초반 3-8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몰아치는 응집력이 빛났다. 키움은 역대 KS 한 경기 최다 투수 11명을 쏟아부었지만, 한 번 불붙은 두산의 화력을 감당하지 못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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