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같은 마무리였다. 배영수(38)가 개인 8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했다.
배영수는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KS) 4차전에서 11-9로 앞선 연장 10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등판,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 우승 순간을 장식했다. 두산은 4전 전승으로 구단 역대 6번째 KS 우승에 성공했다.
배영수는 1~3차전 모두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은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1년 동안 열심히 해온 선수”라고 말했다. 배영수는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담담히 기다렸고, 이날 4차전 기다려왔던 그 순간이 왔다. KS 역대 최다 등판 기록을 25경기로 늘린 순간이었다.

두산이 9회말 동점을 허용하며 연장으로 넘어가자 배영수가 두산 덕아웃 앞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산이 11회초 2점을 내며 리드를 잡아 이용찬이 9회마에 이어 10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이용찬이 첫 타자 이정후를 10구 승부 끝에 중견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했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김태형 감독의 마운드 방문 제한으로 불가피하게 투수 교체를 해야 했고, 배영수에게 마침내 이번 KS 첫 등판 기회가 왔다. 갑작스런 상황이었지만 철저히 준비한 배영수에겐 거칠 게 없었다.
첫 타자 박병호에게 초구부터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이어 1-2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 제리 샌즈를 초구 직구로 투수 앞 땅볼 유도, 직접 타구를 잡고 1루에 송구하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장식했다. 단 5개의 공으로 속전속결 세이브. 우승 확정 후 선수들과 함께 뒤엉켜 기뻐한 배영수는 김태형 감독에게도 달려가 얼싸 안으며 포옹을 나눴다.

만 38세5개월22일의 배영수는 역대 KS 최고령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4년 KS 3차전 당시 삼성 임창용의 38세5개월3일을 경신했다. 아울러 2002년, 2005~2006년, 2011~2014년 삼성 시절 7번의 KS 우승에 이어 올해 두산까지 8번의 KS 우승 반지를 손에 끼는 데 성공했다. 해태 전성기 시절 주축 투수 김정수와 함께 역대 최다 8번의 우승 선수가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