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궃은 실책이었다.
2019시즌 챔피언은 두산 베어스였다. 두산은 26일 고척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빅이닝을 주고 받으며 연장 접전을 벌인 끝에 11-9로 승했다. 1차전부터 내리 4연승을 따내며 2016년 이후 3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는 통산 6번째 우승이었다.
시종일관 엎치락 뒤치락 박빙 승부였다. 키움이 1회말 두 점을 뽑아 달려가자 두산은 2회초 3점으로 응수했다. 키움이 2회말 타자 일순하며 대거 6득점, 8-3으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두산은 4회 한 점을 뽑고 5회초 역시 타자일순하며 5득점, 9-8로 전세를 뒤집었다.
승부의 여신은 막판에 파고를 일으켰다 8-9로 뒤진 키움 9회말 2사 만루에서 서건창의 타구를 두산 3루수 허경민이 놓치며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는 연장으로 몰고갔다. 두산의 역시 강했다. 연장 10회말 오재일의 결승 2루타와 김재환의 좌중간 2루타를 앞세워 11-9로 승부를 결정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시리즈 MVP도 출렁거렸다. 9회를 앞두고 기자단은 MVP 투표를 실시했다. 박세혁이 MVP로 뽑혔다. 그대로 두산의 승리로 끝나면 한국시리즈 사상 최초로 부자 MVP가 탄생할 수 있었다. 아버지 박철우 2군 감독은 1989년 해태 시절 MVP에 올랐다. 30년 만에 첫 부자 MVP가 눈 앞에 있었다.
그러나 얄궃게도 9회말 실책이 나오며 동점이 됐고 박세혁의 MVP는 없던 일이 됐다. 연장 승부의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결국 10회말 오재일의 결승 2루타가 터졌다. 오재일은 1차전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이었다. 2경기나 결승타를 때려내며 시리즈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타격성적은 18타수 6안타(.333)에 6타점이나 됐다.
결국 MVP 최종투표결과 시리즈 MVP는 오재일의 차지가 됐다. 박세혁도 12타수 4안타(.417)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부자 MVP는 무산됐지만 아쉬움 보다는 기쁨이 크다. 주전포수 첫 해 통합우승을 이끈 '우승포수'라는 훈장을 달았다. 박세혁에게는 참으로 행복한 2019년 이었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