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의 벌떼 야구가 진기록을 낳았다.
키움은 26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19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빅이닝으로 잡은 8-3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11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9회말 2사후 동점을 만들었으나 연장 10회 오재일과 김재환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2실점 무릎을 꿇었따.
키움은 이날 KBO리그 최초 기록을 세웠다. 11명의 투수들을 마운드에 올린 것이다. 선발 최원태는 2이닝(3실점)만 소화하고 내려갔다. 이후 이승호, 양현, 김동준, 안우진, 김상수, 이영준, 조상우, 윤영삼, 브리검, 오주원을 차례로 기용하며 안간힘을 쏟았다. 불펜요원만 10명이었다.

불펜진이 5점을 지키지 못했다. 김동준과 안우진이 각각 2실점, 3실점으로 무너졌다. 조상우가 6회 무사 만루에서 압권의 KKK로 상대를 잠재웠고 윤영삼도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처 9회말 2사후 9-9 동점을 이끌었다. 브리검까지 9회 마운드에 올렸으나 10회 2점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한 팀이 11명의 투수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키움은 지난 10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0명의 투수를 올려 기록은 세운 바 있다. 16일 만에 다시 기록을 경신했다. 키움은 준플레이오프부터 14명의 투수 엔트리를 가동해 불펜야구를 펼치며 승승장구했다. 확실한 에이스의 부재를 막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3번의 역전패를 당했는데 모두 불펜이 막판에 무너진 결과였다. 선발투수가 강하지 못한 약점이 한국시리즈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이영준은 한국시리즈 4경기를 포함해 8경기에 등판하기도 했다. 조상우도 8경기 마운드에 올랐다.
특히 두산도 이날 9명의 투수를 올렸다. 두 팀이 더해 20명이나 마운드에 올라왔다. 경기 자체가 타격전이 벌어지면서 투수교체를 하느라 경기시간은 4시간 52분이나 소요됐다. 역전과 재역전을 주고 받는 접전이었지만 명승부는 아니었다. 20명의 투수들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