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할 아픔' 눈물 지은 오재원, “잊지 못할 우승…FA 신청"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9.10.27 05: 20

“살면서 잊지 못할 날이다”. 
두산 ‘캡틴’ 오재원(34)이 드라마를 썼다. 정규시즌 1할대 타율로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한국시리즈(KS)에선 10타수 5안타 5할 타자로 변모했다. 특히 마지막이 된 4차전에서 결승 득점의 발판이 된 10회 2루타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며 두산의 4연승과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원에게 남다른 고마움을 표했다. 김 감독은 “오재원에게 많이 고맙다. 올해 FA인데 자기 것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 해줬다. 벤치에 앉아서도 주장 역할을 정말 잘해줬다. 내가 FA 계약을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닌데…”라며 “1년 동안 하지 못한 것을 오늘 다해줬다”고 거듭 칭찬했다. 

오재원의 눈가가 촉촉하다./spjj@osen.co.kr

우승 확정 후 동료들과 얼싸 안으며 우승 기쁨을 만끽한 오재원의 눈가는 촉촉히 젖었다. 그는 “살면서 잊지 못할 하루였다. 정말 감사하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2015년 첫 KS 우승 순간이 가장 좋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오늘이다. 올해 많이 힘들었다. 버티고 버텼다”고 돌아봤다. 
오재원에게 2019년 정규시즌은 커리어 최악의 해였다. 98경기에서 177타수 29안타 타율 1할6푼4리 3홈런 18타점. 지난 2007년 프로 데뷔 후 개인 첫 1할대 타율이었다. 믿기지 않는 타격 부진 속에 2군에도 두 차례나 다녀왔다. 뜻하지 않은 구설수까지 오르며 어느 때보다 마음고생이 컸다. 
2회초 2사 2루에서 두산 오재원이 우중간 적시타를 치고 환호하고 있다. /sunday@osen.co.kr
어느 순간 주전 자리를 내줬고,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점점 많아졌다. 심적으로 어느 때보다 힘들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버텼다. 어릴 적부터 욕과 나이를 같이 먹어가며 앞장섰던 게 퇴색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KS에서 한 번은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고, 조금은 보답한 것 같다”는 것이 오재원의 말이다. 
KS 1~2차전은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는 “텐션을 끌어올리려 했다. 솔직히 1차전에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부럽다고 말했다. 넋을 놓고 있었지만 그러다 출전 상황이 올 것 같았다. 내가 해야 할 것을 준비하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돌아봤다. 2차전 대타 2루타로 기회를 살렸고, 3~4차전은 선발로 나와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주전이든 아니든 오재원은 두산의 ‘캡틴’으로 팀을 이끌었다. 이번 KS에서 두산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셀카 세리머니’도 오재원이 이끌어낸 아이디어였다. 그는 “어릴 적부터 후배와 동료들을 위해 빼지 않았다. 그 모습을 동료들이 몇 년간 보며 믿어줬다. 내가 우기고, 독단적으로 할 때가 많지만 가족 같은 동료들 앞에선 따로 리더십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박건우와 오재원이 샴페인 샤워를 하고 있다. /soul1014@osen.co.kr
두산 오재원과 박건우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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