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소름 돋을 때가 많아요."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팀의 8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전날(25일) 치른 3차전에서 7회 등판해 30개의 공을 던지며 3이닝 세이브를 거둔 이용찬은 이날 팀이 9-8로 앞선 9회말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등판했다.

2016년에 이은 3년 만에 한국시리즈 피날레 도전. 그러나 쉽지 만은 않았다. 선두타자 샌즈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송성문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웅빈에게 안타를 맞았고, 박동원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1사 만루 위기. 김규민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해 3루 주자를 홈에서 잡았다. 계속된 만루 위기. 서건창의 3루수 땅볼이 수비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김하성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경기는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 10회초 두산은 두 점을 뽑아내며 11-9 역전에 성공했다. 10회말에도 올라온 이용찬은 이정후를 10구 승부 끝에 중견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이 때 변수가 발생했다. 김태형 감독이 최수원 심판에게 무엇인가를 묻고 이용찬의 구위를 점검하기 위해 마운드에 방문했다. 이후 강광회 심판이 와서 급하게 와서 마운드 방문 횟수 2회를 채웠다고 말했고, 이미 페어 지역에 발을 들인 김태형 감독은 결국 강제로 투수를 교체하게 됐다. 경기에 나선 배영수는 남은 두 타자를 범타로 막았고, 두산은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비록 마지막 순간 아찔하게 패전 투수가 될 뻔 했지만 이용찬은 한국시리즈 3경기에 나와 5⅓이닝을 던져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는 등 뒷문 단속을 확실하며 팀 우승 중심에 섰다.
경기를 마친 후 "올해 선발로 했는데 많이 안 좋아서 팀에 미안했다. 그래도 한국시리즈에서 마무리로서 조금 보탬이 될 수 있어 가장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갑작스레 교체되면서 '피날레 투수'가 되지 못한 부분에 그는 "동점이었을 때 역전 되면 내가 나가고 동점이면 (배)영수 형 나간다고 했다. 역전이 되는 바람에 내가 나갔다"라며 "마무리하고 싶었지만 감독님이 흐름을 끊으러 올라오셨는데 그게 교체로 돼서 어쩔 수 없었다. 영수 형이 잘 막아줘서 잘 됐다"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서 "선수들 모두에게 너무 고맙고 우리 팀이 우승을 한 것이라 30명 모두 수고했다"라고 덧붙였다.
두산은 끝내기로 극적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 지었고, 한국시리즈 1,2차전도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여기에 4차전은 5점 차를 극복한 역전승이었다. '미러클두'라는 말이 수식어도 따라다닐 수밖에 없던 시즌이었다. 이용찬은 '미러클두'라는 말에 "나도 소름돋을 때가 많다. 너무 드라마틱한 경기를 많이 하니까 그렇다"고 미소를 지었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