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규(27, DB)에게 3점슛도 적극적으로 쏘라고 주문하고 있다!”
올 시즌 원주 DB를 공동 1위(6승 2패)로 이끌고 있는 이상범 감독은 NBA농구를 즐겨 보는 국내 지도자 중 한 명이다. 27일 전자랜드와 일전을 앞둔 이 감독은 “요즘 오후에 할 것이 없으니까 NBA를 챙겨보고 있다. 배울 것이 많다”며 웃었다.
이 감독은 NBA 최신전술 중 도입할 것은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최근 ‘스페이싱(공간창출)’을 강조하는 전술이 유행하는 NBA에서 센터들도 3점슛을 무조건 쏠 수 있어야 한다. 단순한 미스매치 활용을 넘어 센터가 외곽슛 능력이 있어야 페인트존 공간이 넓어지고, 가드와 포워드가 1대1 혹은 2대2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긴다. NBA에서도 덩치 크고 포스트업이 주무기인 느린 센터는 도태되는 추세다.

이상범 감독은 "농구월드컵을 보면서 (김)종규가 안타까웠다. 이승현이 오랫동안 뛸 수 있는 것은 내외곽이 모두 가능하기 때문이다. 종규는 그것이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요즘 이상범 감독은 김종규를 골밑에만 두지 않고 외곽슛까지 쏘도록 자유로운 플레이를 주문하고 있다. 207cm 김종규가 아무리 국내최장신이라도 외국선수와 뛰는 이상 외곽슛까지 갖춰야 위력이 배가된다는 지론이다.
데뷔 후 김종규는 3점슛 시도가 거의 없었다. 데뷔 후 6시즌 동안 김종규는 총 3점슛 24개를 쏴서 5개를 넣었다. 그나마 2017-18시즌 13개를 쏴서 4개를 넣었다. 3점슛 시도가 5개 이하였던 시즌이 5시즌으로 대부분이었다. 올 시즌 김종규는 8경기서 3점슛 20개를 쏴서 6개를 넣었다. 경기 당 2.5개를 시도해 0.8개를 넣었고, 성공률도 30%로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LG에서 김종규는 골밑에서 주로 뛰고 어쩌다 중거리 슛을 쏘는 정도로 활용됐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상범 감독은 3점슛을 적극적으로 쏘라고 완전히 발상을 전환했다. 수비수 입장에서 김종규를 막기 위해 3점슛라인까지 나갈 수밖에 없게 됐다. 덕분에 김종규의 장점인 기동력을 살린 속공참여와 백도어컷을 활용한 앨리웁 덩크슛도 많이 나오고 있다. 선수말년 3점 슈터로 변신했던 김주성 코치의 지도까지 더해져 김종규가 달라졌다.
이상범 감독은 “농구월드컵을 다녀오면서 김종규도 느낀바가 많았다. 207cm의 키도 세계적으로 보면 크지 않다. 김종규에게 적극적으로 3점슛을 쏘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선수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위력은 달라진다. 이상범 감독은 김종규에게 단점인 포스트업을 강요하기보다 장점인 페이스업과 기동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올 시즌 김종규는 개인최다인 경기당 17.1점을 폭격하고 있다. 3점슛까지 쏘는 김종규를 상대 선수들이 수비하기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