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점보다 장점 살린다” 김민구-김태술 부활 비결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10.29 06: 48

농구팬들이 다 안된다고 했던 김민구(28, DB)와 김태술(35, DB)의 부활이 현실로 이뤄졌다. 
원주 DB는 27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벌어진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홈팀 인천 전자랜드에게 71-79로 졌다. 6승 2패의 DB는 SK와 공동 1위를 형성하며 여전히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DB 상승세의 주역으로 이적생 김민구, 김태술, 김종규 이른바 3金의 맹활약을 꼽을 수 있다. 12억 7900만 원으로 연봉킹에 오른 김종규는 기량이 절정인 선수다. 하지만 김민구와 김태술은 매년 기대치에 비해 활약이 저조했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DB에서 부활한 비결은 무엇일까. 

김민구는 2014년 음주운전에 이은 교통사고로 골반을 수술하면서 ‘선수생활이 끝났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는 KCC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활약은 없었다. 비시즌 김종규를 12억 7900만 원에 영입해 샐러리캡 부담이 생긴 DB는 연봉 3500만 원에 김민구를 선택했다. 전력보강보다는 로스터채우기 측면이 컸다. 
뚜껑을 열어보니 김민구는 5년 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민구는 2013-14시즌 평균 13.4점, 5.1리바운드, 4.6어시스트, 1.8스틸로 데뷔와 동시에 돌풍을 일으켰다. 김민구는 2013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선수로 유일하게 베스트5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 시즌 김민구는 평균 20분 1초를 뛰면서 8.5점, 3리바운드, 2.5어시스트, 0.8스틸을 올리고 있다. 대부분의 기록이 5년 만에 최고기록이다. 3점슛 성공률 36.4%는 데뷔 후 최고기록이다. 
김태술의 부활도 반갑다. 5년 만에 옛스승을 만난 김태술은 회춘했다. 김태술은 위기상황에 나와 경기를 풀어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그는 18분 37초만 뛰면서 4.9점, 3.3어시스트를 올리고 있다. 대부분 후반전에 몰아서 뛰면서 거둔 기록이라는 점이 대단하다. 
동료들도 김태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2대2 플레이에 능한 김태술의 패스를 받고 오누아쿠와 김종규가 손쉽게 득점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김태술의 패스를 김종규가 앨리웁 덩크슛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백미다. 
이상범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 사실 내가 해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냥 분위기를 만들어줬을 뿐이다. 김민구는 이렇게 많이 뛰는 것이 5년만이다. 체력이 방전될 수 있어 걱정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KCC전 김민구는 아웃오브바운드 상황에서 KCC 선수에게 패스해 2점을 헌납했다. 불호령이 떨어질법한 장면이었지만 이상범 감독은 오히려 웃었다. 이 감독은 “(김)민구가 작전시간이 불린 줄 알고 그냥 상대선수에게 패스했다고 하더라. 그냥 웃어 넘겼다”고 말했다. DB의 좋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선수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당장 1점, 1승이 중요한 프로의 세계에서 사실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 감독은 “김민구가 5년 동안 얼마나 뛰고 싶었겠나. 대부분의 감독들은 선수의 단점을 먼저 본다. 수비가 안 좋은 선수를 넣었을 때 뚫리면 바로 빼곤 한다. 난 김태술과 김민구의 장점을 먼저 본다. 태술이가 잘하는 2대2 플레이를 하도록 한다. 뛰는 시간에는 확실한 믿음을 주고 있다”며 제자들을 신뢰했다. / jasonseo3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