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한용덕 감독은 올 시즌을 치르며 ‘총알’의 부족함을 느꼈다. “총알을 많이 비축해놓고 전쟁터에 나가야 하는데 부족했다. 내년은 총알을 쌓아놓고 시작하고 싶다”는 게 한용덕 감독의 말이다.
쉽게 말해 즉시 전력의 부족함을 절감했다. 지난해 부임 때부터 한 감독은 내부 육성과 리빌딩을 기조로 팀을 운영했다. 첫 해에는 신구 조화가 잘 이뤄졌지만 두 번째 해 기대했던 젊은 선수들의 더딘 성장 속에 시행착오를 겪었다.
1살씩 나이를 더 먹은 베테랑들의 힘이 떨어졌고, 급진적인 리빌딩의 한계를 노출했다. 한 감독도 “어느 날 갑자기 잘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우리가 육성과 리빌딩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이런 시스템을 구체화하는 것은 부족했다”고 돌아봤다. 정은원처럼 예외 케이스도 있지만 대부분 어린 선수들은 2군에서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

그는 “키워야 할 선수들은 1군이 아닌 2군이라도 꾸준히 계속 경기에 나가며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2군에서 100경기 이상 성적에 관계 없이 경험을 쌓아야 1군에 왔을 때 즉시 전력이 될 수 있다”며 향후 구단의 육성 시스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한화 정민철 신임 단장도 “인위적인 리빌딩은 어느 팀이든 득보다 실이 많다. 인재풀이 풍부하지 않고, 1~2군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며 “리빌딩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한 번에 바뀔 수 없다. 베테랑들과 더 호흡을 하며 천천히 팀을 바꿔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세대교체도 중요하지만 단기간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당장 내년 성적도 외면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외부로 눈길이 향한다. 외부 FA 영입과 트레이드 모두 문을 열어놓았다. 한화의 구미를 확 끌어당기는 FA 매물이 부족하지만 전력 강화를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정 단장은 외부 FA와 관련 “현장에서 원하는 전력을 최대한 보완하는 게 단장의 일이다”고 밝힌 뒤 “트레이드도 필요한 게 있으면 무조건 부딪칠 것이다. 조건이 맞아야 하는 전제가 있지만 카드 선별부터 많은 고민을 하겠다”고 적극적인 움직임을 예고했다.
내달 20일로 예정된 2차 드래프트도 한화 같은 하위팀에 좋은 기회. 정 단장은 “2차 드래프트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현장과 계속 논의할 것이다”고 밝혔다. 외부로 폭을 넓히고 있는 한화의 눈과 발이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