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를 영입했던 닐 헌팅턴(50) 단장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해고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가 계약기간이 2년 남은 헌팅턴 단장을 경질했다고 전했다. 당분간 케빈 그레이브스 부단장이 임시로 빈자리를 메운다. 아울러 새로운 사장으로 트래비스 윌리엄스를 선임, 구단 수뇌부에 큰 변화를 줬다.
피츠버그는 올 시즌 69승93패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로 꼴찌 추락했다. 승률 4할2푼6리는 내셔널리그에서 두 번째 낮은 수치. 지난 2010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고,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7월 투수 키오니 켈라가 구단 직원과 몸 싸움을 벌였고, 얼마 뒤에는 카일 크릭이 불펜코치와 의견 충돌로 싸웠다. 지난 9월에는 크릭이 동료 펠리페 바스케스와 주먹다짐을 벌이다 손가락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동료를 때린 바스케스는 며칠 후 미성년 불법 성관계 혐의로 체포돼 쇠고랑을 찼다.
결국 시즌 마지막 날 최종전을 앞두고 2년 계약기간이 남은 클린트 허들 감독이 경질됐다. 지난 24일에는 프랭크 쿠넬리 사장이 해임됐고, 구단의 새판 짜기에 따라 헌팅턴 단장도 더 이상 자리를 지킬 수 없었다.

지난 2007년 9월 피츠버그 단장을 부임한 헌팅턴은 1992년부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던 팀을 차근차근 리빌딩했다. 스몰마켓 팀 특성상 유망주 육성 기조를 유지하며 외부에서 저평가된 선수들을 단기 FA나 트레이드로 꾸준히 모아 팀 전력을 강화했다. 2013~2015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 20년 연속 5할 승률 실패의 암흑기를 끊었다.
2014년 시즌 후에는 한국인 내야수 강정호를 포스팅 금액 500만2015달러, 4+1년 최대 1650만 달러에 영입했다. 피츠버그 나름대로 큰 투자를 해 화제가 됐다. 당시까지 검증되지 않은 KBO 출신 야수였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강정호는 2015~2016년 주전 3루수로 피츠버그 타선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6년부터 피츠버그의 성적이 점차 떨어졌고, 최근에는 트레이드도 연이어 실패하면서 헌팅턴 단장의 입지도 좁아졌다. 특히 지난해 7월 크리스 아처를 받으며 내준 타일러 글래스노우, 오스틴 메도우스는 탬파베이 레이스의 투타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지난해 시즌 후 강정호와 1년 300만 달러 재계약도 실패로 돌아갔다.
밥 너팅 피츠버그 구단주는 이날 “지난 12년간 헌팅턴 단장이 피츠버그 구단, 우리 도시를 위해 헌신한 것에 매우 감사하다. 그의 재임 기간 오랜 공백기를 끝내고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것을 항상 기억하겠다”며 “올해는 구단주로서 가장 좌절한 시즌이었다. 팀 전체를 새롭게 고치기 위해 상당한 변화가 필요했다”고 해고 사유를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