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비’ 서진혁의 부당 계약 문제와 관련해 지난 17일 긴급 운영위원회를 소집한 라이엇 게임즈가 조사 경과에 대해 중간 발표를 진행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조사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고, 리그 규정에 입각해 공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롭게 등장하는 증거에 사실관계들이 달리 판단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조사 과정에서 파악된 사실관계와 정황을 모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징동 게이밍과 서진혁, 탬퍼링 위반 아니다
먼저 라이엇 게임즈는 “징동 게이밍과 서진혁이 ‘탬퍼링’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탬퍼링’은 팀 관계자가 타 팀과 계약된 선수와 접촉해 계약조건을 협의하거나 계약을 권유하는 행위다. 서진혁은 지난 2월 16일 그리핀과 3년 간의 전속 매니지먼트 계약을 체결한 후, 5월 31일 그리핀과 징동 게이밍 간 체결한 임대계약을 통해 징동 게이밍 소속으로 활동했다.

라이엇 게임즈에 따르면 서진혁은 징동 게이밍과 이적이 논의될 당시 LCK의 임대 관련 규정에 따라 그리핀이 보유권을 가지고 있는 선수였다. 협의한 시점에 따라서는 ‘탬퍼링’이 문제가 될 수 있으나, 조사를 진행한 결과 라이엇 게임즈는 징동 게이밍과 그리핀은 서진혁 선수 이적과 관해 어느정도 협의를 하였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징동 게이밍이 협의 사실을 서진혁에게 언급함에 따라 서진혁은 이를 그리핀의 동의라고 생각했을 여지가 있었다. 이에 라이엇 게임즈는 서진혁과 징동 게이밍이 탬퍼링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리핀 관계자의 부당한 관여 ‘결론 내리기 어렵다’
라이엇 게임즈는 서진혁과 징동 게이밍의 최초 계약서는 지난 10월 5일 서진혁이 중국에서 직접 서명했으나 징동 게이밍은 아직 날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리핀이 서진혁과 징동 게이밍으로부터 직접 회수해 파기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후 작성된 부속합의서는 양측 모두 “본 계약서가 파기되었으므로 부속합의서 역시 효력이 없다고 공통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알렸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리핀 관계자의 부당한 관여에 대해 “직접 당사자를 대면하고 소명자료들을 종합해 계속 확인 중이다”며 “서로간의 진술이 상반되고 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부족해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고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계속적으로 진위 여부를 확인해 나갈 예정이며, 강요 또는 협박의 존재 여부가 확인되는 경우 리그 차원에서 단호하고 엄중한 징계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계약의 정책 위반 ‘징동 게이밍의 부당한 계약 체결 시도 포착’
LCK는 선수 개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존중하기 위해 팀과 선수간의 계약 기간을 최장 3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징동 게이밍으로의 임대 과정에서 그리핀이 5월에 체결한 임대동의서에서 그리핀과 서진혁과의 소속 계약 기간이 3년임에도 징동 게이밍에 임대한 기간을 본 계약 기간에 산입시키지 않는 불공정한 규정을 발견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리핀이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음에도 서진혁의 계약 기간이 3년을 넘을 수 있도록 한 것은 팀 참가 계약을 위반한 것이다. 다른 선수들과의 계약에도 발생하고 있는지 조사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LPL 또한 최장 계약 기간을 3년으로 한정하고 있다. 징동 게이밍이 부당하게 5년 계약을 체결하려고 시도했던 정황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리핀의 ‘임대 인원 제한 위반’ 여부에 대해 “‘래더’ 신형섭은 로스터 만료 이후 임대된 경우이므로 관련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이번 사건으로 악용의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빠른 시일 내에 관련 규정을 재정비하겠다”고 알렸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리핀과 징동 게이밍 사이에는 최종적으로 계약이 체결되지 않아 이적료 지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미성년자의 법정대리인 동의 없는 계약 체결’에 관련해서는 “모든 계약은 서진혁의 법정대리인이 날인해 체결했다”며 “10월 중국에서 서진혁이 날인하였다가 파기된 계약서와 부속합의서는 직접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중국법은 만 18세가 되면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직접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그리핀 및 그리핀의 전・현직 관계자에 대한 여러 제보가 있어 모든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에 출전 중이었던 그리핀 선수 및 관계자들과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추가 조사를 하고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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