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거르는 고려대 가드’
고려대출신 가드들이 잇따라 프로농구에서 부진하자 농구팬들이 지은 말이다. 하지만 요즘 김낙현(24, 전자랜드)의 활약을 봐도 그런 말을 할 수 있을까.
인천 전자랜드는 29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2020시즌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홈팀 고양 오리온을 79-72로 제압했다. 6승 2패의 전자랜드는 DB, SK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오리온은 3승 7패가 됐다.

김낙현은 4쿼터 후반 쐐기 3점슛을 터트리는 등 23점, 3점슛 5개를 터트려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화려한 체인지 오브 디렉션(방향을 바꾸는 드리블 기술)과 속공에서 거침 없이 올라가는 3점슛을 보고 팬들은 ‘켐바 낙현’이란 멋진 별명을 붙여줬다. NBA 올스타 켐바 워커를 닮았다는 칭찬이다.
경기 후 김낙현은 “연승을 이어가 좋다. 개막하고 내 생각보다 경기력이 잘 나왔다.욕심이 생겨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DB전에 나 때문에 지는 줄 알았다. (박)찬희 형이 잘해줘서(4쿼터 3점슛 2개) 감사하다고 했다. 오늘은 팀에 보탬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이날 김낙현의 유일한 오점은 4/7, 57%의 자유투였다. 3점슛 성공률 5/9, 56%과 별차이가 없었다. 유도훈 감독은 “신이 모든 걸 다 주지는 않았나 보다. 돌아가서 자유투를 연습할 것”이라며 웃었다. 김낙현은 “후반부 가면서 체력이 떨어지면서 밸런스 안 좋아 자유투가 흔들렸다. 훈련을 더해서 빨리 몸을 좋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음 주 신인드래프트가 열린다. 고려대 주장출신 김낙현에게 ‘믿거고’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다. 그는 "열심히 최선을 다하다보면 그런 말은 자연스럽게 안나올 것이다. 이번에 나오는 (김)진영이도 프로 와서 제 몫을 할 선수다. 걱정은 되지 않는다. 더 그런 말이 아예 안 나오게 열심히 해야 한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얼리엔트리를 선언한 고려대 3학년 가드 김진영에게 조언을 부탁했다. 김낙현은 "욕심이 조금 있더라. 욕심을 버리고 팀이 이기는 방향으로 하다보면 자기도 자연스럽게 될 테니까 욕심을 버리면 충분히 잘할 것 같다”고 충고했다.
‘켐바 낙현’이란 별명에 대해 김낙현은 “사실 처음 들어본다. 켐바 워커 그 선수를 잘 모른다. 어쨌든 좋은 별명이라 감사하다. 제 타이밍에 찬스가 났다 싶으면 바로 슛을 올라가는 편이다. 그런 찬스가 오면 계속 슛을 쏘겠다”고 선언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