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이 밥도 사주는데"..김나정 아나 발언, '예쁜' 여자들의 생각이라고?[최나영의 포인트어뷰]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9.10.30 09: 01

김나정 아나운서의 영화 '82년생 김지영'(김도영 감독)에 관련한 글이 화제다. 그의 언급을 어떻게 봐야할까.
김나정은 최근 자신의 SNS에 "영화 '82년생 김지영'을 보고 왔다. 페미니즘에 대해 정확히는 모르지만 감히 적는 나의 생각"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여자로 살면서 충분히 대접받고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것들도 너무 많은데, 부정적인 것들에만 주목해 그려 놓은 영화 같다는 생각. 여성을 온통 피해자처럼 그려놓은 것 같아 같은 여자로서 불편했다"라고 '82년생 김지영'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이어 "직장생활 할 때도 남자직원들이 잘 대해주고. 해외여행가서도 짐도 다 들어주고 문도 열어주고 맛있는 밥도 많이 사주고 선물도 많이 사주고 예쁜 데도 데려가주고 예쁜 옷도 더 많이 입을 수 있고"란 예시를 들었는데, 이 부분은 추후 논란의 핵심이 됐다.
그는 또 "어떤 책 글귀에서 봤는데, 남녀관계에서 똑똑한 여자는 남자에게 화를 내거나 바가지를 긁는 게 아니라, 얼마나 힘들었을까.하고 걱정해주고 애교있게 안아주면 그게 관계에서 오히려 현명하게 남자를 다스리고 예쁨받고 사랑받는 방법이라고 했다"라며 '페미니스트들은 여자의 권력을 모르는 사람들 같다'라고 비판했다.
김나정은 "아무튼 내 생각은 모든 일에는 양면이 있기 마련인데(남자도 마찬가지궁) 여자로 태어나서 좋은 점을 보고 행복하게 사는 게 나는 좋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이 기사화되고 전파되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권력'이라는 것의 참의미를 모르고 또 권력과 처세술을 구분하지 못하는 발언이란 비판,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무지한 글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런 김나정의 글을 지지하고 공감하는 의견 역시 많았다. 여성으로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생각이란 반응과 더불어 '나 역시 영화(82년생 김지영)에 공감하지 못했다'란 의견이 첨예하게 맞섰다. 
그런데 이 와중에 김나정의 이 같은 발언이 이른바 '예쁜' 여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권력이란 의견이 불거져 또 다른 싸움을 낳고 있다. 김나정이 의도한 것 같지는 않지만 반어적으로 외모 권력을 날카롭게 꼬집는 글이란 반응도 있다.
하지만 김나정의 글이 사람들이 평가하는 '외모'에 따라 나뉘어지는 솔직한 현실을 담았다는 이분법적 의견은 위험해보인다. 이 영화에 우회적이든 직접적이든 공감을 표한 안정환의 아내인 방송인 이혜원, 장범준 아내 송승아, 배우 수지, 그리고 출연을 결심한 배우 정유미 등도 소위 '예쁨'이라면 지지 않는 사람들이다.
김나정의 글을 두고 비판이든 동조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오히려 건강한 사회란 방증이나, 이는 김나정이 스스로 한 말처럼 그냥 '개인의 의견'일 뿐이란 것은 잊지말자. 김나정이 어떤 사람들이나 계층을 '대변'한다는 말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양한 '예쁨' 속에서 누군가는 김나정처럼 말하고 누군가는 이 영화를 지지하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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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나정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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