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보다 시야가 많이 넓어졌네요."
김태형 감독은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감독은 하루 전인 29일 두산과 3년 총액 28억원(계약금 7억원, 연봉 7억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2015년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은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고, 이 중 세 차례 우승, 두 차례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16년 한 차례 재계약을 맺은 김 감독은 이로써 2022년까지 두산 사령탑으로 임기를 보장받게 됐다.

5년 간 감독으로서 커리어도 화려했다. 500경기 이상 치른 감독 중 유일하게 6할(.611) 승률을 기록했고, 7월 7일 잠실 SK전에서는 662경기 만에 400승을 거두며 역대 최소 경기 400승도 달성했다.
김태형 감독은 "(재계약을 해서) 좋다. 처음 감독 됐을 때, 그리고 두 번째 감독 됐을 때, 그리고 지금 모두 다른 느낌이다. 팀을 어떻게 준비해서 가야할 지 생각이 든다. 재계약은 감독으로서는 영광이다. 앞으로 3년은 분명히 다르다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 역대 최고 대우로 계약을 맺었는데 소감은.
- 좋다. 앞으로 3년을 처음 감독 됐을 때, 그리고 두 번째 감독 됐을 때, 그리고 지금 다른 느낌이다. 팀을 어떻게 준비해서 가야할 지 생각이 든다. 재계약은 감독으로서는 영광이다. 앞으로 3년은 분명히 다르다는 느낌이다.
▲ 처음과 비교했을 때 어떤 부분이 달라졌다.
- 모든 면에서 시야가 넓어졌다. 야구하는 것 이외에도 모든 부분에서 넓어졌다. 해야할 것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 28억 제시 받았을 때 감정은 어땠나.
- 언론에서 최고액 이야기가 나왔지만, 내가 신경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구단과 협상을 하는 상황은 아니다. 사장님을 만나고 그동안 느낌 점과 가야할 방향을 이야기했다.
▲ 큰 돈인데 가족은 어떤 반응인가.
- 당연히 좋아한다.(웃음)
▲ 최고 선수는 아니었는데 감독으로서 최고 자리에 앉았다.
- 감독은 다 똑같다. 좋은 선수들과 좋은 구단을 만났다. 첫 해좋은 FA 선물을 받아서 우승을 한 것이 좋은 대우를 받고 최고의 감독이 됐다. 운이 좋다. 좋은 선물을 받은 것이 지금까지의 원동력이 됐다.
▲ 시야가 넓어졌다고 하는데 어떤 부분인가.
- 감독이 할 일이 많다는 것이 미디어 부분도 있고, 여러가지 팬들도 있고, 첫 해 감독했을 때는 앞만 보고 달렸다. 지나면서 성적도 첫 번째지만, 그 외에 할일이 많다는 것이 많아졌다.
▲ 첫 해 20대 중후반 선수가 30대가 됐다. 앞으로 3년 동안은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육성 기조는.
- 내가 특별히 일부로 한다는 것이 아니다. 주축 선수들 다음에 준비할 1.5군급 선수를 눈여겨 보면서 조금씩 기회를 주면서 앞으로 나갈 방향을 잡으면서 구상을 해야할 것 같다. 내야 고참도 30대 후반을 넘어가니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는 부분도 있다. 팀을 끌고 나가야할 것 같다.
▲ 당장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계약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메디컬체크가 중요하다. 다들 몸 상태가 좋아보이지 않기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었다. 린드블럼은 시즌 때부터 외국에 가고 싶다고 이야기한 것이 있다. 내가 같이 있고 싶다고 있는 것이 아니다. 메디컬체크 부분도 있는 만큼, 내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
▲ 5년 동안 한국시리즈 갔지만, 위기도 있었다. 어떤 위기가 가장 컸고, 위기를 어떻게 넘겼나.
- 5년 동안 한국시리즈 올라가고 항상 상위권에 있어서 위기라고 이야기하기가 조심스럽지만, 항상 1위를 지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1위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되면 팀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 마음을 비우고 했다. 2016년만 바짝 선수들을 몰아붙였다. 그 이후에는 순리대로 했다. 올해 같은 경우에는 중간에 승리조가 확실하게 상대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올해도 1위 목표를 놓고 하지는 않고, 순리대로 잡을 경기는 확실히 잡고, 포기할 부분은 포기한 것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여름에 조금 쳐지면서 4위까지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우리 야구만 하면 어느정도 잘 갈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는 만큼 선수들을 믿었다. 항상 연패 들어가면 위기라고 생각하지만, 그 상황을 맞게 경기를 치르고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 올해는 2위를 쫓아가는 분위기였다.
- 10개 구단 중 편한 감독은 없을 것이다. 작년에 1위를 하다가 2위를 해서 좋지 않은 소리를 들었다. 중간에 벌어졌을 때에는 2위를 지키자고 생각했다. 그런 것을 떠나서 우리 야구를 지키고, 상황에 맞게 가자는 생각을 했다.
▲ 오재원에게 끝까지 가자고 했는데, 오재원에 하고 싶은 말은.
- 올 시즌 나도 힘들었고 (오)재원이도 힘들었다. 고참으로서 슬럼프가 와서 표정도 좋지 않고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데, 2군을 보내야 하는지, 팀에 해가 되지 않을까 했다. 본인이 가장 힘들었을 것 같다. 2015~2016년 우승을 했던 선수다.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줄 선수라고 믿었다. 재원이에게 너의 것을 포기하고 주장 역할을 해달라는 말을 하지는 못했다. 여기 있고, 나랑 함께 하자고 했다. 재원이는 솔직히 섭섭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경기를 많이 내보내지 않았으니 섭섭할 법도 했지만, 한국시리즈 끝나고 미팅을 하면서 너도 나도, 잘 참았다고 했다. 우리 둘이 잘 참았다. 계약을 빨리 했으면 좋겠다.
▲ 앞으로 3년 간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거창한 목표가 좋다. 계속 개인적인 목표는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다. 두산팬과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 좋은 성적이지 않을까.

▲ 이제는 감독이 이런 것이다 대해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아직도 모르겠다. 성적이 나오면 명감독이고, 안나오면 좋지 않은 감독이다. 과정은 나중에 선수들이 아는 것이다. 결과만 있으면 된다.
▲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때 10만원 안쪽으로 우승 선물은 무엇을 할 것인가.
- 샴푸 하나씩 사주려고 한다. 내 샴푸를 쓰더라. 비싼 건데 항상 훔쳐 쓰더라.(웃음)
▲ 우리 야구만 하면 된다고 하셨는데, 두산의 야구는 어떤 것인가.
-상대를 의식하지 않는 야구다. 포기할 것은 포기해야 한다. 던지는 경기는 비참할 정도로 던진다. 팬들 입장에서는 화가 나지만, 승리조를 넣어서 점수를 많이 안 주고 지는 것은 감독으로서 선택하기 쉽지 않지만, 정말 남 의식하지 않고, 현재 우리 선수들의 컨디션을 가지고 적절하게 하는 것이다.
▲ 감독으로서 언젠가는 옷을 벗을 생각을 하나.
- 감독은 내가 옷을 벗을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 벗는다는도 아니다. 언젠가 때가 되면 벗지 않을까 싶다.
▲ 현역 시절 선수로서 우승도 했고, 감독으로도 우승을 했다. 아무리도 베어스라는 구단이 감독님에게 특별할 것 같은데 어떤 의미인가.
- 항상 선후배 간의 끈끈함도 있다. 원년 대선배님들도 계시고, 또 그 선배님들과 야구를 했던 만큼 내가 중간이 되는 것 같다. 다른 팀도 마찬가지만 베어스만에 내려오는 무엇인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주장했을 때, 선배들이 주장을 했을 때 선배님들이 하던 것을 하다보니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것 같다. 전통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이 부분은 어느 누가 와서라도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 전통이라고 했는데, 두산하면 뚝심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 이겨야 뚝심이다. 올해 같은 경우는 정말 너무나 뚝심과 어울리는 시즌이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잘하고 있다. 선수들이 잘하기 때문에 뚝심이 있는 것 같다. 혼낼 때는 굉장히 혼내고 다독일 때는 다독인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터치하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는 특히 그런 부분이 굉장히 끈끈하게 있는 것 같다.
▲ 5년 동안 기억에 남는 경기 하나.
-올해 정규시즌 1위를 하던 마지막 경기다. 2015년 시즌 우승할 때는 정신이 없었다. 겁없이 그냥 달려갔던 것이다. 올해 정규시즌 마지막 우승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는.
- 양의지가 포수라 특별히 애정이 간다. 당시 있던 최재훈에게는 미안하지만, 감독 부임하자마자 양의지라고 주전이라고 못을 박았다. 양의지는 코치할 때 들어왔었고, 스카우트 팀에서 보라고 했던 선수다. 또 우리 아들과 비슷하게 생겼고, 그래서 정이 많이 갔다.
▲ 우승을 한 것이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는데, 구단주, 사장, 단장에 한 마디.
- 구단주님께서는 캠프 때나 이럴 때 오셔서 이야기를 하는데, 야구에 대한 기억력이 좋으시더라. 야구에 대한 사랑이 강한 분인 것 같다. 눈 앞에 것을 보지 말고 길게 보라고 해주신다.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야구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씀은 안하시고, 음식 이런 것이 맛있다 이런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사장님, 단장님은 나와 같은 경상도 분이라 짧게 '편하게 하소'라고 하신다. 그런 것이 나에게는 편한 부분이다. 단장님과 나는 29년 째다. 많은 힘이 된다.
▲ 베테랑과의 마찰이 없는데, 특별히 베테랑을 대하는 법이 있나.
- 똑같이 대한다. 다만 우선권 정도는 있다. 활용도나 1군에서 안 되는 부분은 명확하게 이야기한다. 선수가 불만이 있으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본인이 납득을 할 수 있게 어느정도 우선권을 주고 기회를 주지만, 특별히 고참이라고 남다르게 하지는 않는다. 고참들에게는 많이 맡긴다.
▲ 아픈 기억일 수 있지만, 시즌 초 양상문 감독과 설전으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 참 제대로 두들겨 맞았구나 싶다. 규정대로 했어야 앞뒤 안보고 뛰쳐나갔다. (사구 위협이) 네 번째였다. 일이 커졌고 롯데 전승하고 있는데 고의라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 냉정하게 해야 된다고 생각했지만, 그 때는 화가 많이 났다. 그 뒤에 쏟아진 비난도 있었지만 그것도 하나의 배워가는 거라고 생각한다.
▲ 재계약을 한 만큼, 내년 시즌 구상도 해야하는데 구단에 요청 사항이 있는지.
- 뭘 해달라 해달라 하기 전에 구단이 알아서 내년 시즌 어떻게 하고 들어가기 전에 이야기한다. 나는 구상해서 그 때 이야기를 한다. FA가 많아 그건 내년 시즌 끝나고 이야기를 하겠다. 뭘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야구가 만만치 않다. 다만, 내년 FA가 7명이 나오는데, 내부 선수만 남게 해달라고 이야기했다.
▲ 우승 느낌이 남아 있나.
- 우승은 바로 다음날 허하다. 자고 일어나면 조용해지니 멍하다는 생각 뿐이다. 우승의 순간과 또 보너스가 들어왔을 때 좋은 것 같다.(웃음) 한국시리즈 우승보다는 정규시즌 우승을 더 많이 봤다.
▲ 보너스 이야기를 했는데, 이영하에게는 특별한 선물이 있나.
- 차 한 잔 사주면 되지 않을까.(웃음) 개인적으로 좋은 선물 하나 해주고 싶다.
/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