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얘기 안하기로 했잖아요” WS 무승 징크스가 멋쩍은 벌랜더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9.10.30 17: 31

“우리 그 얘기 안하기로 했잖아요.”
올 시즌 20승과 300탈삼진 시즌을 만들었고 통산 3000탈삼진, 그리고 세 번째 노히터 등 커리어에서도 손 꼽히는 시즌을 보낸 저스틴 벌랜더(휴스턴)였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다시 한 없이 작아졌다. 7경기에서 한 1경기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의 고리를 올 시즌 역시 끊지 못했다.
벌랜더는 3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6차전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선보이며 팀의 2-7 패배를 막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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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벌랜더는 월드시리즈 통산 7경기에서 승리 없이 6패 평균자책점 5.68의 기록만 남기며 올해 월드시리즈 역시 이렇게 마무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벌랜더는 팀이 시리즈를 끝낼 수 있는 상황에서 선발 등판한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4연패는 현재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긴 연패기록이다. 벌랜더는 ‘클린치 게임’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벌랜더 스스로도 이러한 징크스와 기록들에 대해 알고 있다. 결국 경기 후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더 이상 그 얘기 안하기로 했잖아요”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시리즈가 3승3패 원점이 됐고, 자신도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벌랜더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인터뷰장 자리를 농담으로 풀었다.
이어 “사실 좋은 경기도 있고 안 좋은 경기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특별히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는지 짚어지지가 않는다. 잘 모르겠다.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 단지 승리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이날 벌랜더는 쉽게 풀어가는 이닝이 없었다. A.J. 힌치 감독은 “마지막에 기름이 떨어진 줄 알았다”며 벌랜더에게 체력 저하가 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2회를 제외하고 사실상 매 이닝 2루타를 맞았다. 힘든 이닝이 많았다. 이닝 당 18~20개 이상의 투구를 하면서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 속에서 투구를 해야 했다. 5회에 교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며 벌랜더를 조기 교체한 배경을 전했다. 
워싱턴을 상대로 2차전 6이닝 4실점에 이어 다시 한 번 고전한 벌랜더다. 그는 “워싱턴의 전반적인 라인업이 모든 공에 제대로 접근할 수 있고 타석에서 카운트를 잡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한다. 매우 힘든 이닝이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벌랜더를 상대로 선제 타점을 기록했고, 총 5타점을 쓸어담은 워싱턴 앤서니 렌던은 “타석에서 공격적으로 하려고 노력했다. 타석 안에 있으면서 어떤 스트라이크에도 주눅들지 않고 좋은 스윙을 하려고 한다면 어떤 투수라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마침내 벌랜더를 극복했다”고 언급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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