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향 "'우아한가'로 '인생캐'? 앞으로 더 늘어날 거예요" [인터뷰①]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19.10.31 08: 00

배우 임수향이 '우아한 가'에서 모석희 역으로 역대급 캐릭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인생 캐릭터'로 단정 지을 순 없었다. 데뷔 10년, 새로운 '인생 캐릭터'들을 예고한 그였다.
임수향은 29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MBN 드라마 '우아한 가'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우아한 가'는 재벌가의 숨은 비밀과 이를 둘러싼 오너리스크 팀의 이야기를 다루는 미스터리 멜로드라마다. 8월 21일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17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특히 드라마는 닐슨코리아 유료방송 가구 전국 기준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MBN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새로 썼다. 시청자들로부터 "내가 MBN을 보고 있다니"라는 찬사까지 받기도 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임수향이 '우아한 가'에서 여자 주인공 모석희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한 프로필 컷.

이 가운데 임수향은 주인공 모석희 역을 맡아 흥행을 견인했다. 극 중 MC 그룹 외동딸에 할리우드 여배우도 기죽고 돌아설 만큼 눈부신 외모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말발을 탑재한 모석희는 생모가 살해당했다는 상처를 안고도 절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한 인물. 이에 임수향은 사이다 같은 캐릭터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압도적인 호평을 이끌어냈다.
정작 임수향은 "제가 모석희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인물로 주고 싶은 메시지 같은 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감독님이 드라마 전체로 메시지를 주고자 했고 저는 그 안에서 그저 모석희가 멋진 여성상이길 바랐다. 수동적이지 않고, 전형적이지 않은 그런 새로운 여성 캐릭터이길 바랐다"며 "다행히 그래서 많은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임수향이 '우아한 가'에서 여자 주인공 모석희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한 프로필 컷.
그는 "원래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가 너무 많았다. 그래서 꼭 모석희 같은 캐릭터나 '이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없었다. 아이 엄마도 일찍 해봤고, 사이코패스 역할도 해봤고, 연쇄살인마 역할도 해봤다. 킬러도 하고 일본 조직폭력배 역할도 하고 심지어 기생 역할도 해봤다. 너무 많은 걸 했다"며 웃었다. 이어 "그게 연기자의 매력 아닐까 싶다"며 "다만 모석희가 좋았던 건 주체적으로 이 캐릭터가 작품을 끌고 가니까 좋았다. 요즘에야 조금 많아졌지만 원래는 그런 드라마가 많이 없지 않나. 그런 면에서 조금 더 매력을 느낀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에는 청순가련한 작품이 많았다. 물론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밝힌 임수향은 "그런데 시대가 조금씩 변하고 싶은 것 같다. 사회적 인식이 바뀌는 것도 있어서 모석희 같은 캐릭터도 조금씩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운이 좋게도 전 작품에서도 그렇고 다양한 시각으로 여성의 입장을 풀어낸 작품을 많이 할 수 있던 것 같다"며 "반가운 일"이라고 웃었다.
특히 임수향은 "주눅 들지 않는 아픔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석희에 대해 "어떻게 보면 기구하고 사연 많은 인물"이라면서도 "그런데 전혀 '1도' 주눅 들지 않는다"고 했다. 극 중 모석희가 엄마는 살해당했고, 할아버지가 아버지라는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지만 모든 비밀을 안 뒤에도 세, 네 장면 뒤면 금세 털고 일어난다는 것.
실제 모석희는 자신이 할아버지인 MC 그룹 회장의 손녀가 아닌 친딸임을 안 뒤에 극 중 계모를 향해 "올케"라고 부르며 명장면을 장식한 바 있다. 이에 임수향은 "그런 게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 성격, 성향을 많이 표현하고 싶었다. 저로서는 '지금까지 이런 캐릭터는 없었다'는 느낌을 정말 많이 받았다"며 웃었다. 그는 "사실 그래서 연기하기는 어려웠다. 그만큼 감정이 많이 점프됐다"면서도 "다 설명하면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또 맛이 안 살았을 것"이라며 모석희에 대한 만족을 강조했다. 
[사진=FN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임수향이 '우아한 가'에서 여자 주인공 모석희 역으로 열연했다. 사진은 소속사에서 제공한 프로필 컷.
나아가 임수향은 모석희를 통해 얻은 호평에 큰 만족감을 표현했다. "항상 작품마다 반응을 많이 본다"는 그는 "이번 작품은 반응이 좋아서 너무 감사했다"며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너무 감사한 게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제 자신이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한 캐릭터다. 처음부터 끝까지. 보통은 늦어도 12회 정도 찍고 나면 감이 잡혀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은 16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보시는 분들은 그렇게 안 보셨을 수도 있는데 저는 그만큼 고민을 많이 한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고민하고 고생한 만큼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고 힘이 더 됐던 것 같다. 힘들고 지칠 때가 있을 거 아니냐. 그럴 때 정말 많은 게 힘이 됐다"며 시청자의 칭찬 댓글에 기운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수향은 '우아한 가'의 모석희를 자신의 '인생 캐릭터'로 단정 짓지는 않았다. 임수향은 "제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에 모석희가 속 시원한 것으로는 역대급인 게 맞다"면서도 "앞으로도 만날 '인생 캐릭터'들이 너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작품으로 단정 짓고 싶진 않다. 계속해서 '인생 캐릭터'가 늘어날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9년 영화 '4교시 추리영역'의 단역 이후 데뷔 10년, 어느새 '우아한 가'의 모석희가 된 임수향이다. 앞으로도 이어질 임수향의 새로운 캐릭터 열전은 어떨까. 지금까지처럼 꾸준한 노력으로 성공하길 기대한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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