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2' 김희원이 기존 캐릭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 부분을 공개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주연 김희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신의 한 수: 귀수편'(감독 리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메이스엔터테인먼트 ㈜아지트필름)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 분)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번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당시 '신의 한 수'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350만 명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신작 '귀수편'은 전편과 연결된 스토리가 아닌 새로운 스토리를 담고 있다.
김희원은 극 중 입으로 바둑판을 벌이는 똥선생을 연기했다. 실력보다는 입으로, 한 발 앞선 정보력으로 버텨온 관전 바둑의 대가다. 실력은 부족해도 특유의 넉살과 철저한 사전 조사가 담긴 노트가 자신의 승부수다. 바둑의 고수들을 찾아 다니는 귀수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을 짜는 캐릭터다.
영화는 실제 바둑 대결에 만화적 상상력을 더했고, 김희원이 맡은 똥선생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때론 유연하게, 때론 재밌게 만드는 인물이다.
늘 새로운 캐릭터를 위해 노력한다는 김희원은 "항상 다르게 연기하자는 마음을 먹는다. 똥선생 역할을 준비할 때, '주인공 옆에 따라다니는 웃긴 애'라는 얘기를 듣기 싫더라. 그렇게 안 하려고 엄청 노력했다. '연기를 잘한다, 못한다'는 나중 일이고, 무조건 그렇게 안 보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독님한테도 고민을 많이 얘기했더니, 내 말에 공감 하시더라. 그러면서 '안 웃겨도 된다. 진지하게만 연기하라'고 하셨다"며 준비 과정을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도 그 말에 믿음이 안 갔다.(웃음) 여기서 나까지 진지하면 영화가 너무 무거워질 것 같았다. 위트는 있되, 장난치면 안 되고, 재미는 있어야 하고. 그 선을 지키는 게 쉽지 않았다. 한 번은 진지하게 연기 했더니 감독님이 OK를 안 하더라. 그 고민을 매 장면 했던 것 같다. 찍으면서도 '내가 잘하고 있나?' 싶었고, 완성된 영화를 본 뒤에도 잘 모르겠다. 내 입장에서는 '더 잘할 걸'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똥선생은 바둑 기술도 없고, 싸움 능력도 없지만, '어떻게든 살아 남는, 가늘고 길게 사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김희원은 "이 영화의 가장 위너는 똥선생"이라며 "튀어나온 못이 망치 맞는다고, 가만히 보면 똥선생 팔자가 제일 좋다. 똥선생이 우리 영화의 주제이고, 철학은 신용이다. '악당이라도 거짓말하면 안 된다"라며 웃었다.
"똥선생을 보고, '타짜' 고광렬이 생각났다면 칭찬인가?"라는 질문에 김희원은 "절대 아니다"라며 "절대 그렇게 안 보이려고 했는데, 사실 벗어날 순 없다. 그 캐릭터가 워낙 강력하다. 나도 그 영화를 좋아하고, 가끔 TV에서 방영하면 쭉 보게 되더라. 10번~20번 정도는 본 것 같다. 고광렬은 조금 더 코믹한 캐릭터인 것 같고, 똥선생은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답했다.
한편,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오는 11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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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