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한 수2' 김희원이 술을 한 잔도 마시지 못하는 체질이라고 고백했다.
31일 오후 서울 삼청동 슬로우파크에서는 영화 '신의 한 수: 귀수편' 주연 김희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신의 한 수: 귀수편'(감독 리건, 제공배급 CJ엔터테인먼트, 제작 ㈜메이스엔터테인먼트 ㈜아지트필름)은 바둑으로 모든 것을 잃고 홀로 살아남은 귀수(권상우 분)가 냉혹한 내기 바둑판의 세계에서 귀신 같은 바둑을 두는 자들과 사활을 건 대결을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희원은 극 중 입으로 바둑판을 벌이는 똥선생을 연기했다. 실력보다는 입으로, 한 발 앞선 정보력으로 버텨온 관전 바둑의 대가다. 실력은 부족해도 특유의 넉살과 철저한 사전 조사가 담긴 노트가 자신의 승부수다. 바둑의 고수들을 찾아 다니는 귀수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니며 판을 짜는 캐릭터다. 영화는 실제 바둑 대결에 만화적 상상력을 더했고, 김희원이 맡은 똥선생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분위기를 때론 유연하게, 때론 재밌게 만드는 인물이다.
김희원은 똥선생 캐릭터와 자신의 닮은 점, 다른 점 등을 얘기하던 중, "난 술을 전혀 못 마신다. 그래서 지인들도 술 자리에는 날 안 부르고, 술 취한 사람들을 보면 무섭다"고 했다.
이어 "술 취한 사람들이 '김희원 아니에요? 팬이야 팬'이라고 하면 맞다고는 하는데, 갑자기 술을 따라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내 얼굴만 보면 빨개서 술 때문에 빨간 줄 아신다. 말술 먹게 생겼지만, 전혀 아니다. 한 잔도 못 마신다.(웃음) 예전에는 감독님들이 '쟤 술 먹고 왔다'고 하면서, '연극 무대 출신이라서 술도 안 깨고 현장 왔다'고 하시더라. 그런 오해를 종종 받았다"며 억울한 사연도 공개했다.
술이 약해서 자격지심까지 생겼던 김희원은 "많은 분들이 기억하는 영화 '아저씨'가 40살에 출연한 영화다. 내가 늦게 잘 된 편이다. 그래서 '술은 안 먹어서, 인맥이 없어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했었다. 괜한 자격지심을 가진 것"이라며 "술이 너무 약하니까 한 번은 미친 듯이 마셔봤다. 그런데 마시자마자 '픽' 기절 하더라. 일어나자마자 또 먹고, 기절하고, 또 먹고 기절하고 그런 적이 있다. 술을 먹어서 달라진 게 전혀 없었다. 몸만 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결국, 연기로 인정 받아 배우 생활을 하고 있는 그는 "20대 후반에 일이 안 풀려서 호주로 도망간 적도 있다.(웃음) 31살에 돌아오긴 했지만, 그 이후에도 고생을 꽤 했다. 그런 이유로 지금도 일을 못 쉰다. 아직도 일 없을 때의 트라우마가 남아 있다. 다음 일이 안 잡혀 있으면 두려워서 아무 것도 못하고, 어딜 가지도 못 한다. 주위에서 긍정적으로 살라고 하는데, 여전히 '이러다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나..' 불안불안하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번 '신의 한 수: 귀수편'은 지난 2014년 개봉한 정우성 주연 '신의 한 수'의 스핀오프 버전이다. 당시 '신의 한 수'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에도 350만 명을 동원한 흥행작으로, 신작 '귀수편'은 전편과 연결된 스토리가 아닌 새로운 스토리를 담고 있다. 오는 11월 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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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