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강해야 강팀" 실전에서 등장한 윌리엄스 시프트 [오!쎈 현장]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9.10.31 17: 47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
10월 31일 오후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맷 윌리엄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번째 자체 연습경기를 마치고 별도의 훈련이 펼쳐졌다. 일종의 방과후 과외훈련이다. 내야수 김규성, 고장혁, 최원준이 참가했다. 정확한 훈련 메뉴는 내야 빗맞은 타구 처리 훈련이었다.
유격수 포지션에서 위드마이어 수석코치의 내야 펑고를 받아 1루에 송구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빗맞은 옆타구의 백핸드 캐치후 송구, 비바운드성 혹은 바운드성 정면타구 처리, 3루쪽 빗맞은 옆 타구의 송구 동작이었다. 모두 투수 옆으로 흐르는 까다로운 타구를 빠르게 잡고 빠른 송구 동작으로 연결시키는 수비였다. 

31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윌리엄스 감독이 보여준 극단적인 수비시프트.  

윌리엄스 감독은 끝까지 선수들의 수비훈련을 지켜보면서 제대로 처리했을 때는 박수를 치기도 했다. 그는 "내야수들이 잘맞은 타구는 어쩔 수 없다고 해도 투수 옆으로 빠지는 빗맞은 타구를 잘 처리해주면 투수들도 좋아지고 팀도 좋아진다"고 말하며 훈련을 독려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홈런 타자 출신인데도 수비를 중시한다. 메이저리그 시절 명 3루수로 알려져있다. KIA 마무리 캠프 초반부터 외야수와 내야수들의 중계플레이, 1루수의 토스 송구 등 직접 시범을 보이며 레슨을 하기도 했다. 야구는 수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수비가 강하면 투수들에게도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최근 KIA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투수들의 평균 자책점이 높은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기록되지 않는 실책도 잦았다. 병살 혹은 아웃을 시킬 수 있는 호수비 지원 능력이 아쉬웠다. 쉽게 실점하면 투수들이 어이없이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였다. 윌리엄스 감독은 수비력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실전에서 드러난 윌리엄스 감독의 특징은 과감한 수비시프트였다. 좌타자 혹은 우타자가 나오면 오른쪽 혹은 왼쪽으로 내야수비수들을 이동시켰다. 좌타자가 나오면 3유간은 수비 한 명만 배치했다. 대신 1~2루 사이에 세 명의 수비수들을 포진시키는 극단적 시프트였다. 수비수들을 뒤쪽으로 이동시켰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김민호 수비코치와 함께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 rumi@osen.co.kr
국내에서도 주자가 없을 때 힘있는 타자가 나오면 이런 극단 시프트를 적용하는 팀들이 있다. KIA 최형우를 상대로 삼성 등이 극단 시프트들을 적용했다. KIA는 이전까지는 이런 극단 시프트를 잘 운용하지 않았다. 내년 시즌부터는 심심치 않게 윌리엄스 감독의 시프트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은 자체 청백전에서 선수들에게 "우리도 내년에는 이런 시프트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당연히 이를 위해서는 상대 타자에 대한 정교한 분석과 평가가 필수적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부임 당시 밝힌대로 데이터 야구를 기반으로 수비 시프트를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시즌 KIA의 수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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