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환의 사자후] 김종규의 플라핑 논란, 변명의 여지가 없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9.11.01 06: 31

‘연봉킹’ 김종규(27, DB)가 실망스러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원주 DB는 3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연장 접전 끝에 창원 LG를 89-83으로 이겼다. 7승 2패의 DB는 단독선두로 올라섰다. 
LG에서 첫 선을 보인 NBA출신 마이크 해리스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41점을 쏟아냈다. 하지만 김종규의 플레이에 다 묻혔다. 팬들은 연장전에서 나온 김종규의 ‘플라핑 논란’을 먼저 언급하고 있다. 

연장전 종료 1분 45초를 남기고 87-83으로 앞서고 있는 DB가 공격을 했다. 김종규가 골밑진입을 시도했고, 정희재가 몸싸움으로 저지했다. 두 선수는 1차 충돌을 했다. 김종규가 팔을 크게 휘저었다. 
이후 김종규가 2차 몸싸움을 시도한 뒤 정희재와 충돌해 넘어졌다. 심판이 정희재의 수비자파울을 선언해 김종규에게 자유투 2구를 선언했다. 김종규가 자유투 2구를 모두 넣어 6점 차로 벌어지면서 승부가 기울었다. 정희재는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판정은 번복될 수 없었다. 
김종규의 플레이가 과도한 동작으로 상대 반칙을 유도하는 ‘플라핑’(flopping)이 아니냐는 논란이 거세다. 두 선수 간에 몸싸움은 있었지만 김종규가 만세를 부르면서 코트에 넘어질 정도의 접촉은 아니었다. 정희재가 김종규의 얼굴을 치는 등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한 것도 아니었다. 골밑진입을 시도하는 상대빅맨을 몸으로 저지하는 박스아웃은 농구의 기본이다.
경기 후 김종규의 영상은 조횟수가 10만이 넘었다. 대부분의 팬들이 김종규의 과도한 동작을 지적하고 있다. DB가 유리한 상황에서 꼭 저런 플레이를 했어야 했냐는 것. 김종규의 동작을 제 때 지적하지 못한 심판에 대한 팬들의 불신도 매우 깊다. 
KBL이 따르고 있는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의하면 선수가 상대선수에게 파울을 얻을 목적으로 과도한 동작을 취할 경우 심판이 ‘페이크 어 파울’(fake a foul)을 선언할 수 있다. 상대팀에게 자유투 1구와 공격권이 주어진다. 김종규에게 자유투 2구가 아닌 페이크 어 파울이 주어졌다면 승부는 알 수 없었을 것이다. 
KBL은 올 시즌부터 플라핑에 대한 사후징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플라핑을 한 선수에게 벌금을 부과하고, 라운드별로 플라핑을 한 선수의 실명과 영상까지 공개할 예정이다. 마침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논란의 장면이 나왔다. 김종규의 동작이 플라핑으로 밝혀진다면 파장이 크다. 김종규는 벌금징계와 망신을 피할 수 없다. 해당 경기를 주관한 심판진 역시 징계를 받게 된다. 김종규의 플레이가 플라핑이 아니라면 논란은 더욱 더 증폭될 전망이다. 
김종규는 위력적인 선수다. 4쿼터 막판 동점 상황에서 강병현과 정희재는 골밑에 버틴 김종규 앞에서 슛도 쏴보지 못하고 망설이다 절호의 위닝슛 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DB는 연장전에 돌입해 승부를 뒤집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나온 논란의 플레이로 김종규는 단번에 평가절하를 당하고 있다. 
김종규가 파울을 얻을 의도가 아니었다면 ‘플라핑 논란’이 다소 억울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대표센터 김종규는 KBL보다 몸싸움에 관대한 FIBA룰에서 많은 국제대회 경험이 있는 선수다. 불과 지난 9월 중국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던 김종규가 이것을 모를리 없다. 
FA였던 김종규는 DB와 총액 12억 7900만 원에 계약하며 역대최고 연봉자가 됐다. 농구월드컵을 경험한 김종규가 KBL에서 더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길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팬들은 김종규에게 실망했다. ‘연봉킹’과 ‘국가대표센터’라는 타이틀에는 그만한 책임감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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