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FA 무풍지대다.
KBO는 지난달 31일 2020년 FA 자격 선수 24명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삼성이 내부 단속을 해야 할 대상은 없다. 국가대표 출신 전준우, 안치홍, 정우람 등 수준급 FA 선수들이 다수 눈에 띈다. 하지만 삼성이 F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삼성은 최근 몇 년간 외부 FA 선수를 영입했으나 이원석을 제외하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지는 만큼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추세다. 대신 눈을 육성 기조로 돌려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분위기다. 외부 FA 선수를 영입할 경우 20인 보호 선수 외 1명을 보상 선수를 내줘야 하기에 유망주 보호를 위해서라도 FA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
삼성은 외부 FA 대신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이는 게 더 효과적이다. 삼성이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외국인 투수의 부진이다. 팀 전력의 30~40%를 차지하는 외국인 투수가 제 몫을 해주지 못하니 좋은 성적을 거둘 리가 만무하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팀 아델만과 리살베르토 보니야 대신 덱 맥과이어와 저스틴 헤일리를 새롭게 영입했다. 부상에 신음했던 예전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건 좋았지만 기대 만큼의 승수를 쌓지 못했기 때문이다.
맥과이어와 헤일리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 '대물이 떴다'는 찬사를 받을 만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삼성이 5강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의 활약은 기대보다 실망이 더 컸다.
월드시리즈가 끝났다. 일찌감치 후보 명단 구성을 마친 삼성은 본격적인 외국인 선수 영입 작업에 나설 예정. 상황에 따라 타 구단에 뛰었던 외국인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통합 우승을 차지한 두산을 비롯해 SK, 키움, LG 등 가을 잔치에 초대받는 팀 모두 외국인 원투 펀치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성에 가장 필요한 건 제대로 된 외국인 투수 영입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