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푸에르토리코 대표팀과 평가전을 앞둔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국민타자' 이승엽 (재)이승엽 야구장학재단 이사장 겸 SBS 해설위원이었다.
현역 은퇴 이후 자신의 이름을 내건 야구장학재단 운영을 비롯해 KBO 홍보대사 겸 기술위원, SBS 해설위원 등 왕성하게 활동중인 이승엽 이사장은 이날 경기 중계를 위해 야구장을 찾았다. 그라운드에 나타난 이승엽 이사장은 김경문 대표팀 감독에게 공손히 인사를 한 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눴다.
김경문 감독과 이승엽 이사장의 인연은 깊다. 1994년부터 3년간 삼성 배터리 코치로 활동할때 이승엽 이사장과 처음 만났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면서 끝모를 부진에 빠진 이승엽 이사장에게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며 짜릿한 드라마를 연출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승엽 이사장은 예선 7경기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로 부진했다. 득점 찬스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기 일쑤. 하지만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정말 중요할때 딱 한 번만 해주면 된다"고 이승엽 이사장을 향한 무한 신뢰를 보냈다.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이승엽 이사장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2-2로 맞선 8회 1사 1루에서 일본 대표팀의 좌완 특급 이와세를 상대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투런 아치를 터뜨렸다. 이승엽 이사장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선제 투런 아치를 쏘아 올리며 영웅의 힘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님은 내게 은인과 같은 분이시다. 어떻게 보면 베이징 올림픽이 내겐 터닝 포인트와 같다. 너무나 긴 침체기를 보냈는데 그 홈런 한 방이 내 이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부진이 계속 되면서 교체되지 않을까 혹은 교체해줬으면 하는 나약한 마음을 가졌다. 하지만 감독님의 생각은 다르셨던 것 같다. 부진 속에서 계속 기회를 주셨는데 제 몫을 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순간에 한국 야구와 감독님께 빚을 갚게 됐다". 이승엽 이사장의 말이다.
이승엽 이사장은 김경문 감독을 비롯해 대표팀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과 반갑게 해후했다. 박병호(키움), 김현수(LG), 양의지(NC) 등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은 이승엽 이사장에게 다가와 깍듯하게 인사를 했다. 수년간 대표팀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위상을 드높이는데 앞장섰던 이승엽 이사장은 김경문호의 선전을 위해 후방 지원을 약속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