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가 끝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우승에 실패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7차전 투수 교체 실패는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잭 그레인키를 투구수 80개에 빼며 게릿 콜을 쓰지 않은 A.J. 힌치 휴스턴 감독의 결정을 두고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휴스턴의 시즌 결산 기자회견에서도 힌치 감독은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또 받았다. 콜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힌치 감독은 “그는 긴장감을 갖고 있었다. 구원으로 던진 적이 없고, 2일을 쉬고 던직 적도 없었다. 최대한 순리대로 쓰고 싶었다”고 대답했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래틱’ 인터뷰를 통해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힌치 감독은 “다른 선택이 완벽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항상 다른 방법이 완벽했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며 “우리의 과정 및 계획을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가 믿은 선수들에 대해서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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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1사까지 1실점 중이던 7차전 선발 그레인키를 교체한 것에 대해 힌치 감독은 “7차전 마인드였다. 2017년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에서 선발 찰리 모튼을 60구 근처(54개)에서 교체했다. 월드시리즈 7차전에도 선발 랜스 매컬러프 주니어를 3회에 교체했다”며 7차전에서 불펜을 일찍 투입한 것은 자연스런 흐름이었다고 설명했다.
2017년 당시 두 번의 7차전 경기에서 힌치 감독은 선발투수를 일찍 바꾼 뒤 불펜 총력전 끝에 이기며 휴스턴의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과감한 투수 교체로 극찬을 받은 힌치 감독은 그러나 2년 뒤 월드시리즈에선 다른 결과 속에 평가도 완전히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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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회 1사 1루에서 나와 하위 켄드릭에게 역전 홈런을 맞은 구원투수 윌 해리스 투입에 대해서도 말했다. 힌치 감독은 “해리스는 시리즈 초반 켄드릭에게 승부처에서 삼진을 잡았다. 포스트시즌 내내 우리의 가장 효과적인 구원투수였다. 그는 바깥쪽 낮은 쪽으로 커터를 잘 던졌지만 켄드릭이 홈런을 쳤다. 결과가 그렇게 됐지만 해리스를 투입하는 과정은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스가 홈런 맞은 공도 실투는 아니었다.
5차전 선발 후 이틀을 쉬고 불펜 대기했지만 등판하지 않은 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힌치 감독은 지난 2015년 디비전시리즈를 예로 들었다. 당시 디비전시리즈 3차전 선발 후 이틀 쉬고 5차전 구원으로 나섰던 댈러스 카이클이 1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같은 경기에 또 다른 선발 요원 마이크 파이어스도 1이닝 1실점했고, 휴스턴은 2-7로 패하며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힌치 감독은 “선발을 짧은 휴식으로 쓴 것에 안 좋은 기억들이 많다. 5차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낸 콜의 몸 상태도 문제였다. 이번 디비전시리즈에서 (3일 휴식 등판한) 저스틴 벌랜더도 슬라이더가 정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벌랜더는 탬파베이 레이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 7이닝 100구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3일 휴식을 갖고 나온 4차전에서 3⅔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콜도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7이닝 110구를 던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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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힌치 감독은 “7회 이후 결정은 세세하게 평가 받는다. 결과는 알 수 없는 것이고, 모든 게 완벽할 수 없다”며 “만약 선발 그레인키를 그대로 둬서 홈런을 맞았다면 너무 오래 뒀기 때문이라고 했을 것이다. 콜을 투입했는데 날카롭지 못했다면 휴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뿐, 과정은 합리적이었다는 게 힌치 감독의 생각이다./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