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내셔널스가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워싱턴은 1969년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을 연고지로 삼고 ‘몬트리올 엑스포스’라는 이름으로 창단했다. 몬트리올은 198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5년 연고지를 미국 워싱턴 D.C.로 이전하며 ‘워싱턴 내셔널스’가 된 이후에도 한동안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를 전전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 동안 5번이나 지구 최하위(2007년 4위)를 기록했다.
![[사진] 워싱턴 내셔널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19/11/04/201911040230773729_5dbf0fcebf16e.jpg)
하지만 워싱턴은 2009년과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달아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었고 이때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브라이스 하퍼를 지명하며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2012년 지구우승을 차지하며 1981년 이후 3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이후 2014년, 2016년, 2017년 가을야구를 즐겼다. 다만 모두 디비전 시리즈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오프시즌 하퍼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떠난 워싱턴이 올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워싱턴은 지구 2위에 그쳤음에도 와일드카드 1위에 오르며 아슬아슬하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0개 팀 중 8번째로 승률이 낮았다.
워싱턴은 단판전인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8회말 극적인 역전승으로 밀워키 브루어스를 꺾었다. 이어서 내셔널리그 승률 1위 LA 다저스를 격파하며 워싱턴 연고이전 이후 처음으로 디비전 시리즈를 통과했다.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4승 무패로 제압한 워싱턴은 월드시리즈에서 메이저리그 승률 1위이자 아메리칸리그 우승팀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4승 3패로 누르고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거머쥐었다.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분명 극적인 드라마였다. 와일드카드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201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후 5년만이자 2012년 와일드카드 게임이 도입된 이후 두 번째다. 워싱턴이 만약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 기준이 상당히 높았던 아메리칸리그 소속팀이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불발됐을 것이다.
하지만 팀 페이롤로 본다면 워싱턴은 흙수저 구단은 아니었다. 미국매체 스포트랙에 따르면 워싱턴의 올 시즌 팀 페이롤은 1억 6830만 7808달러(약 1964억 원)로 메이저리그 8위를 기록했다. 월드시리즈에서 만났던 휴스턴(1억 6880만 4925달러, 7위)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워싱턴은 승률은 포스트시즌 진출 팀 중 8번째였지만 팀 페이롤은 5번째였다.
워싱턴은 LA 다저스(2억 60만 814달러, 4위)나 뉴욕 양키스(2억 1801만 9037달러, 3위)처럼 2억 달러, 3억 달러까지 페이롤을 늘릴 수 있는 ‘슈퍼리치’ 구단은 아니다. 하지만 2014년부터 올해까지 6년간 2016년(1억 3938만 3852달러, 15위)를 제외하고 모두 팀 페이롤 상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연고지로 하는만큼 바로 옆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팬베이스를 나눠야하지만 시장 상황이 나쁘지 않다.
진짜 흙수저 구단은 팀 페이롤 최하위를 기록하고도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탬파베이 레이스(6417만 8722달러)다. 탬파베이는 워싱턴의 1/3에 가까운 돈만 쓰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비록 패하긴 했지만 디비전 시리즈에서 휴스턴과 5차전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한편 올 시즌 팀 페이롤 1위 보스턴 레드삭스(2억 2914만 6106달러)와 2위 시카고 컵스(2억 1809만 85달러)는 모두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fpdlsl72556@osen.co.kr